[인천/경기]여론광장/中企고충 외면하는 검단산단 高분양가

  • 입력 2009년 5월 1일 06시 42분


“세계적인 경기불황으로 국내 경기가 매우 어려워졌고 기업 환경도 많이 바뀌었는데 인천시와 인천도시개발공사만 변화를 못 느끼는 것 같습니다.”

인천 서구지역에서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볼멘소리다. 인천도시개발공사는 검단신도시 개발로 불가피하게 사업장을 이전해야 하는 중소기업들에 이전 용지를 공급하기 위해 서구 오류동 일대 220만 m² 규모의 검단산업단지를 분양하고 있다. 분양가는 3.3m²당 250만 원으로 책정했다.

하지만 4월 초 10개 블록 33만 m²에 대한 1차 토지분양 신청 마감 결과 단 1건만 접수하는 저조한 결과를 낳았다. 1차 분양신청 대상이 되는 300여 업체가 “분양가가 250만 원으로 너무 높게 책정되었다”면서 청약을 거부한 것이다.

인천도시개발공사 측에서 그동안 분양가를 얼마로 할지 공식적으로 방침을 표명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약 250만 원에 책정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업체에서는 분양가 인하를 공식, 비공식적으로 요구했지만 시와 인천도시개발공사는 기존 분양가를 고수했다. 그 결과가 저조한 청약률로 나타났던 것.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국가경제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이 강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해 왔다. 지방자치단체도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조직을 두는 등 지원체제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인들은 이를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검단신도시 내의 2000여 업체가 새로 이전할 곳을 찾는 지금 가장 필요한 지원책은 산업 용지를 저렴하게 공급하는 것이다.

국토해양부는 최근 신도시 개발로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업체에 조성원가보다 싸게 산업 용지를 공급하겠다는 중소기업대책을 내놓았다. 이 대책은 대통령령 개정 절차를 거쳐 올 상반기에 시행될 예정이다. 중앙정부가 시대 상황에 걸맞은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시와 인천도시개발공사는 별다른 변화가 없어 보인다. 중소기업체의 애로를 듣고 개선하려고 하기보다 이들 업체를 상대로 항복을 받아내려고 한다.

시와 인천도시개발공사는 지금부터라도 산업의 근간인 중소업체들을 위해 분양가 인하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홍순목 서구의회 의원 zlead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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