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도 SI ‘추정환자’ 발생

  • 입력 2009년 4월 29일 03시 02분


멕시코 다녀온 50대 여성… 국가재난단계 ‘관심’ → ‘주의’ 1단계 높여

멕시코에서 신종 돼지인플루엔자 감염 사망자가 152명으로 늘고, 뉴질랜드 이스라엘에서도 감염 환자가 나왔다. 이로써 28일 현재 감염 환자가 나온 나라는 미국 등 7개국으로 늘었다. 국내에서도 처음으로 돼지인플루엔자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환자가 발생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멕시코를 다녀온 50대 여성 A 씨가 기침과 콧물 등의 증상을 보여 검체(분비물)를 채취해 정밀 검사한 결과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A형이면서 인간의 H1, H3 유형이 아닌 제3의 유전형으로 밝혀져 ‘의심환자’에서 ‘추정환자’로 상향 조정한다고 28일 밝혔다. A 씨는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 격리 수용됐다.

정부는 국내에서 추정환자가 발생하고 세계보건기구(WHO)가 이날 인플루엔자의 대유행(팬데믹·Pandemic) 위험 단계를 6단계 중 3단계에서 4단계로 상향 조정함에 따라 국가재난단계를 가장 낮은 ‘관심’에서 ‘주의’로 한 단계 높였다. 4단계로 돼 있는 재난단계 중 관심 단계는 신종 전염병이 해외에서 발생해 국내 유입이 우려될 때, 주의 단계는 국내 유입이 실제 일어났을 때 발령된다. 돼지인플루엔자가 국내의 다른 지역으로 전파되거나 다른 사람에게 감염되면 국가재난단계는 ‘경계’로 다시 상향 조정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관계 부처 장관들을 청와대로 불러 긴급회의를 열고 “모든 정보를 신속하고 투명하게 알리고, 초동단계에서부터 검역과 방역을 철저하게 이행하라”고 지시했다.

정부는 또 돼지를 통한 인플루엔자 수입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북미지역으로부터 생돈(生豚·살아있는 돼지) 수입을 잠정 중단키로 했다. 북미지역 생돈은 종돈(種豚)용으로 지난해 1800여 마리가 수입된 바 있다. 정부는 “북미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수입하는 생돈은 바이러스 전수검사를 실시할 것”이라며 “아직까지 돼지에서 이번 바이러스가 확인된 사례는 없다”고 설명했다.

멕시코 진출 국내 기업의 움직임도 긴박해졌다. 삼성전자는 본사 임직원들의 멕시코시티, 티후아나, 케레타로 현지법인 출장을 자제토록 지시했다. LG전자도 레이노사, 몬테레이, 멕시칼리 출장을 통제했다. 포스코는 탐피코에 건설 중인 자동차용 도금 강판 공장 건설 현장 직원들에게 마스크를 지급하고 조업시간을 단축했다.

현재 돼지인플루엔자로 인한 피해는 전 세계로 확산되는 추세다. 외신에 따르면 멕시코는 27일 현재 사망자 152명, 의심환자 1614명으로 집계됐다. 미국에서도 감염자가 50명으로 늘었다. 스페인에서도 27일 두 명이 감염됐으며, 뉴질랜드(11명) 캐나다(6명) 영국(2명) 이스라엘(1명)에서도 감염이 확인됐다. 또 홍콩과 태국 독일에서도 새로 감염의심 환자가 나와 감염의심국은 19개국으로 늘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