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산 돼지고기, 국내 소비의 0.1%… 수입 중단을”

  • 입력 2009년 4월 29일 03시 02분


너희들은 이상없어야 할텐데…국내에서 돼지인플루엔자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환자가 발생한 28일 경기 파주시 적성면에 있는 한 돼지 사육 농장에서 농장주가 돼지인플루엔자 발생을 사전에 막기 위해 항바이러스 소독약으로 돈사를 소독하고 있다. 파주=원대연 기자
너희들은 이상없어야 할텐데…
국내에서 돼지인플루엔자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환자가 발생한 28일 경기 파주시 적성면에 있는 한 돼지 사육 농장에서 농장주가 돼지인플루엔자 발생을 사전에 막기 위해 항바이러스 소독약으로 돈사를 소독하고 있다. 파주=원대연 기자
양돈업계 요구… 정부 “바이러스 검출땐 반송”

지자체들, 돼지사육농가 비상방역체제 가동

멕시코발(發) 돼지인플루엔자 공포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국내 양돈 관련 업계와 방역 주체인 지방자치단체에 비상이 걸렸다. 양돈업계는 과거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했을 때 닭이나 오리고기 소비가 급감한 현상이 돼지고기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지자체도 혹시 모를 발병에 대비해 비상방역체제에 돌입했다.

○ 양돈협회 하소연

대한양돈협회는 27일 열린 농림수산식품부 등 관계 기관 긴급회의에서 멕시코산 돼지고기의 수입 중단을 요구했다. 전체 소비되는 돼지고기 가운데 0.1%에 불과한 멕시코산 때문에 80%에 이르는 국내산까지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는 것.

양돈사업은 국내 농업 사업 중 1위 품목인 쌀 다음으로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돼지고기 생산액(2007년 기준)은 연간 3조3000억여 원으로 전체 축산업 생산액 11조3000억여 원의 29.2%나 된다. 한우(3조1000억여 원)보다 많고, 닭고기(1조여 원)와 비교하면 3배 이상의 규모다. 신규태 전남양돈협회장은 “최근 삼겹살이 ‘금(金)겹살’로 불릴 정도로 돼지고기 가격이 올랐지만 사료 값을 비롯한 생산원가가 급등해 양돈농가 소득은 오히려 줄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돼지인플루엔자가 발생해 소비 급감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28일 돼지인플루엔자로 인한 국가재난 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조정하고 북미지역으로부터 생돈(生豚·살아있는 돼지) 수입을 잠정 중단하는 등 비상체계를 강화하면서도 대응 대책에서 돼지고기 수입중단 조치는 제외했다. 이창범 농림수산식품부 축산정책단장은 “돼지고기는 식용으로 먹더라도 바이러스가 인체에 감염되지 않는다고 명백히 확인된 만큼 과학적 증거 없이 수입을 중단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전수 검사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면 문제의 돼지고기를 반송 또는 폐기할 방침이다.

○ 비상 걸린 식당가

돼지고기 전문 식당에도 돼지인플루엔자 불똥이 떨어졌다. 충북 청원군 강외면에서 삼겹살 식당을 운영하는 오규훈 씨(38)는 “돼지인플루엔자가 알려진 후 손님이 평소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청원군 오창읍에서 돼지고기 전문 식당을 운영하는 이욱희 씨(41)도 “어려운 경제사정으로 매출이 줄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돼지인플루엔자 공포까지 번져 큰 걱정”이라며 한숨지었다.

지자체들은 비상방역체제에 들어갔다. 1745가구 농가에서 228만7600마리의 돼지가 사육되고 있는 경기도는 27일부터 일선 시군, 축산기술연구소를 중심으로 감염이 의심되는 모든 돼지에 대한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전국 3위 돼지 사육(1107농가 137만 마리) 지역인 경북도도 비상방역대책본부를 설치하고 도내 2100여 곳의 질병정보모니터망을 통한 비상연락체제를 가동했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청원=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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