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SI의심환자 ‘추정환자’로 위험도 높아져

  • 입력 2009년 4월 28일 14시 35분


멕시코에서 신종 돼지 인플루엔자에 감염돼 사망한 사람이 152명으로 늘고 중국, 독일, 이탈리아 등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처음으로 돼지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환자가 발생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멕시코를 다녀온 50대 여성이 기침과 콧물 등의 증상을 보여 검체를 채취해 정밀검사를 한 결과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A형이면서 인간의 H1, H3 유형이 아닌, 제 3의 유전형으로 밝혀져 '의심환자'에서 '추정환자'로 상향조정한다고 28일 밝혔다.

정부는 국내에서 추정환자가 발생하고 세계보건기구(WHO)가 이날 인플루엔자의 대유행 단계를 3단계에서 4단계로 조정함에 따라 국가재난단계를 가장 낮은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한 단계 상향조정했다. 관심 단계는 신종 전염병이 해외에서 발생해 국내 진입이 우려될 때, 주의 단계는 국내 유입이 실제 일어났을 때 발령된다. 앞으로 돼지 인플루엔자가 국내의 다른 지역으로 전파되거나 다른 사람에게 감염되면 국가재난단계는 '경계'로 다시 상향조정된다.

멕시코에 진출해 있는 국내 기업의 움직임도 긴박해졌다. 아직 구체적인 피해는 보고 되지 않았으나 기업들마다 긴급회의를 열고 예방 대책을 마련했다.

멕시코시티에 판매법인, 티후아나와 케레타로에 생산법인을 둔 삼성전자는 본사 임직원들에게 현지 출장 자제를 지시했다. 사태 추이를 봐가며 출장을 아예 금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멕시코시티의 판매법인은 멕시코 정부의 결정에 따라 휴무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 레이노사, 몬테레이, 멕시칼리 등에 생산법인을, 멕시코시티에 판매법인을 둔 LG전자도 출장을 철저히 통제하는 한편 현지 직원에게 마스크를 지급하고 증상을 설명하는 등 예방대책을 시행했다.

7월말 완공 예정으로 탐피코시(市)에 자동차용 도금강판 공장을 건설 중인 포스코도 전 직원에게 마스크를 지급하고 조업시간을 단축했다. 효성은 상황이 악화되면 모든 멕시코 지사 직원이 재택근무를 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지난해 7월 멕시코 시장에 진출한 팬택은 27일부터 현지 출장을 아예 금지했고 주재원들은 외부활동을 줄이고 현지인과 신체접촉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한편 돼지 인플루엔자로 인한 피해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AP 등에 따르면 멕시코는 27일 현재 돼지 인플루엔자로 인한 사망자가 152명, 의심환자는 1614명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멕시코 정부는 멕시코시티와 2개 주에 내렸던 휴교령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또 중국 정부는 이날 돼지 인플루엔자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 수 명에 대해 검사를 진행 중이라고 현지 세계보건기구(WHO) 관계자가 밝혔다. 또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 주 새크라멘토 지역의 학생 2명이 추가로 감염된 것으로 최종 확인돼 감염자수가 50명으로 늘었다.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에서도 최소 2건의 의심 사례가 발견됐고 이탈리아에서도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다녀온 31세 여성이 감염이 의심돼 치료를 받고 있다.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 동영상보러가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