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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4월 16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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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목표는 네트워크를 통해 미래 지향적인 도시를 만드는 것이고, 한국은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내가 한국에 투자하는 이유입니다.” 한국을 방문 중인 미국 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스코시스템스의 존 체임버스 회장(61). 그는 지능형 도시 사업을 위해 갖춰야 할 5가지를 꼽았다. 교육, 인터넷 기반시설, 시장의 변화를 읽을 수 있는 능력, 정부의 지원, 파트너십이 그것이다. 이 5가지를 한국은 다 갖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체임버스 회장은 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5년간 20억 달러(약 2조6740억 원)를 투자해 인천경제자유구역을 지능형 도시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지능형 안전책 및 보안 △지능형 에너지 △지능형 교통 △지능형 빌딩 △헬스, 교육 등을 5대 주요 사업으로 꼽았다.
그는 “인천이 지능형 도시가 된다면 25만 명 이상의 고용 효과를 낳고 국내총생산(GDP)도 1% 가까이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체임버스 회장의 자신감은 이전의 지능형 도시 프로젝트 경험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인도의 경우 10억 달러 투자를 시작으로 현재는 각각 160억 달러, 60억 달러 가까이 추가 투자를 할 정도로 좋은 결과를 얻어냈다. 그는 “한국도 20억 달러는 첫 단계일 뿐”이라고 말했다. 계속 투자를 늘려나가겠다는 이야기인 셈이다.
이미 이명박 대통령, 안상수 인천시장을 만나 투자 계획을 논의했다는 체임버스 회장에게 ‘팀워크’에 대해 묻자 “함께하는 사업인 만큼 파트너십이 중요한데 이 대통령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매우 적극적이었다”고 말했다.
1995년 최고경영자(CEO)에 취임해 14년째 시스코를 이끌어 온 체임버스 회장은 취임 당시 연간 매출 12억 달러 규모의 회사를 지난해 400억 달러 가까이 끌어올리며 세계적인 네트워크 회사로 키웠다.
‘경영의 달인’은 언변도 뛰어났다. 그는 40분 이상 서서 쉴 새 없이 연설했다. 그는 “지금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혁신적인 프로젝트가 한국에서 어떻게 펼쳐질지 내가 더 궁금하다”며 웃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