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꽃박람회]“사랑하는 사람과 봄기운을 느껴보세요”

  • 입력 2009년 4월 13일 02시 56분


고양 꽃박람회 홍보 나선 장미란 선수의 편지

안녕하세요, 동아일보 독자 여러분∼. 저 장미란입니다. ∧·∧

작년 베이징에서 국민 여러분 성원 덕분에 금메달을 걸고, 너무나 감격스런 마음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했을 때가 정말 엊그제 같네요. 저는 매일 매일이 그날처럼 감격스러운 기쁘고, 행복한 날이었으면 좋겠어요. 요즘 경제가 어려워서 힘들어하시는 국민들 많으실텐데, 조금 더 힘내서 국민 모두 좋은 결과 얻으시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한국 야구대표팀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출전해 결승까지 오르는 모습에 많은 국민들이 환호를 보내셔서 선수들이 힘을 냈고,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는 다시 국민 여러분께 많은 힘이 되었죠.

저도 11월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리는 ‘세계역도선수권대회’에서 세계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내서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동을 전해드리기 위해 밤낮없이 땀 흘리고 있답니다.

저는 아침 6시에 일어나 한 시간 반 동안 체력 훈련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태릉선수촌 뒷산을 뛰어오르거나 계단을 쉼 없이 오르내리기도 하죠. 오전, 오후에 걸쳐 네 시간씩 전문기술 훈련을 받을 때는 코치 선생님들의 따끔한 지적이 이어지기 때문에 잠시도 긴장을 늦추지 못한답니다. 저는 고양시민 여러분과 전국의 모든 국민들의 성원을 한몸에 받고 있으니, 반드시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낼 겁니다.

그러기 위해 저는 요즘 쉼 없이 바벨을 들어올리고 있답니다. 바벨을 들어올리기만 하면 될 것 같아 보이겠지만, 바를 움켜쥐는 손의 자세며 손목의 강약 조절, 일어설 때의 밸런스 등 모든 것들이 순간에 조화를 이뤄야 하는 경기가 바로 역도랍니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신체의 각 부분이 한순간에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폭발적인 힘을 내야 한 편의 아름다운 드라마처럼, 바벨이 머리위로 힘차게 들어올려지는 거죠. 저는 그 순간을 사랑합니다. 한없이 아름다운 장면이죠. 저뿐 아니라 다른 선수들이 번쩍 들어올리는 그 모습을 수없이 보아 왔지만 저는 지금도 감동에 빠져들죠.

어머, 제 얘기만 하다 보니 정작 오늘 독자 여러분께 편지 올리는 이유를 잊을 뻔했네요. 얼마 전 저는 제가 소속된 경기 고양시청으로부터 선물을 받았습니다. ‘보검’이라는군요. 보물이 박혀있는 칼이 아니라, 고양시가 전 세계에 수출하고 있는 선인장의 한 종류랍니다. 널찍하게 생겨서 그런지 ‘손바닥 선인장’이라는 별명도 있다네요.

선수촌 제 방에 가져다 놓으니 우아하면서도 우람한 몸짓을 하는 듯한 모습이 힘찬 역도 선수 같아 무척 기분이 좋습니다. 거기다 선인장이니 자주 물 주지 않아도 되고요.

느닷없는 선인장 선물이 좀 의아했는데, 알고 보니 23일부터 열리는 ‘2009고양국제꽃박람회’를 주변에 알려달라는 뜻에서 주셨더라고요. 이 선인장은 꽃의 도시인 고양시에서도 해외에 많이 수출하는 품종이라고 합니다.

이번 꽃 박람회에는 보검 외에도 비모란, 대경 등 우수한 품종의 선인장을 비롯해 야생화와 난, 국내외의 희귀수목 등 다양한 볼거리가 전시된답니다. 열리는 장소도 저를 더욱 기분 좋게 만들어 줍니다. 바로 고양시의 명소인 일산 호수공원이기 때문이죠. 박람회가 아니더라도 울창한 나무와 넓은 호수가 잘 어우러져 더할 나위없는 휴식공간인데, 이곳이 꽃박람회 개최장소라니 너무너무 기대가 되네요.

저도 코치님께 부탁드리고 살짝 구경 갈 생각이랍니다. 혹시 저를 만나시면 반갑게 맞아 주실거죠?

고양시에는 호수공원 가까운 곳에 고양아람누리라는 멋진 공연장도 있답니다. 꽃박람회 개최 기간에도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열린다고 합니다. 낮에는 꽃구경 하시고 밤에는 멋진 공연을 함께 하시는 것도 아름다운 추억을 만드는 길이 될 것 같네요.

동아일보 독자 여러분! 가족들이랑 연인들이랑 모두 모두 손잡고 꽃박람회 꼭 구경 오셔야 해요∼. 봄기운 느끼기에 가장 좋은 곳이 될 거예요. 가시는 길에는 시중보다 싸게 판매하는 꽃과 나무를 사 가시는 것도 잊지 마시고요.

저도 박람회장 가기 전까지 금메달과 국민 여러분의 환호와 기쁨을 위해 오늘도 열심히 바벨 들어올리며 땀 흘릴게요.

여러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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