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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4월 13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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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뒷받침할 확실한 근거제시
꼭꼭 채워넣고
내글이 가질수 있는 허점 보완
논술 고수가 되기 위해서는 논의의 완성도를 높이는 방법을 체득해야 합니다. 논의의 완성도를 높이는 방법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마땅히 해야 할 논의를 빠뜨리지 않는 것입니다. 논의의 약점을 보완하는 일도 글의 완성도를 높이는 좋은 방법입니다.
논술에서 반드시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먼저 자신의 주장에 대한 직접적인 근거를 제시해야 합니다. 자기의 주장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는 일이지요.
때로는 상대의 주장이 부당하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 자기주장을 정당화하는 방법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방법은 대립되는 주장이 서로 ‘모순’ 관계일 때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서로 대립되는 주장이 ‘반대’ 관계일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집니다. 어떤 사람이 물건을 찾고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당신은 그 물건이 책상 밑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물건이 책상 밑에 있다”는 당신의 주장을 그 사람에게 납득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물건이 책상위에 없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이 때는 물건이 책상 밑에 있다는 직접적인 증거를 제시해야 합니다. 즉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야말로 자기의 주장을 정당화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 것 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부도덕하다고 주장하려면 그 사람이 부도덕하다는 직접적인 증거를 제시해야 합니다. ‘그 사람이 도덕적이라는 증거가 없으므로 그 사람은 부도덕하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완성도 높은 논증이라 보기 어렵습니다.
논의의 완성도를 높이는 또 다른 방법을 알아봅시다. 주장을 뒷받침하는 직접적인 근거를 제시했다면 그 다음엔 자신의 논의가 가질 수 있는 약점을 보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봅시다. 논술에서는 어떤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는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하거나 이미 제시된 해결책에 대해 찬성 또는 반대하는 논의를 펼치는 두 가지 방법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어떤 해결책의 도입을 찬성할 경우에는 ‘그 해결책이 왜 가능한 대안 중 가장 적절한 것인가’를 근거를 들어 정당화해야 합니다. 반대할 경우에도 ‘왜 그 해결책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가’를 근거를 들어 설득해야 합니다.
논의의 완성도룰 높이려면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합니다. 먼저 어떤 해결책의 도입을 찬성할 경우엔 그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생리 공결제를 찬성할 경우 우선 이 제도가 여성의 인권 보호를 위해 왜 필요한지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는 데 주력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 제도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을 무시한 채 논의를 진행한다면 피상적인 접근이라 비판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생리통이 없는 여학생들이 이 제도를 악용한다면 면학 분위기가 흐려지고, 남학생들의 불만이 커질 수 있습니다. 이런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법에 대해 추가로 논의한다면 글의 완성도는 더 높아집니다.
아무런 대안 없이 반대만 한다면 ‘반대를 위한 반대’라는 비판에 직면하게 됩니다.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기 어렵다면 대안의 방향이라도 제시해야 합니다. 이는 자신의 논의에 대한 반론에 미리 대응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박정하 성균관대 학부대학 교수, 의사소통교육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