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국씨 유족 “명예훼손 함께 수사” 촉구서

  • 입력 2009년 4월 10일 02시 55분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고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의 유족들이 9일 “노 전 대통령이 대검찰청에 소환되면 아버지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 사건도 함께 조사해 달라”는 취지의 수사촉구서를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 제출했다.

남 전 사장은 노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 씨에게 인사 청탁을 하며 3000만 원을 건넸다는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던 2004년 3월 11일 노 전 대통령이 TV 생중계 기자회견을 통해 “좋은 학교 나오신 분이 시골에 있는 사람(노건평)에게 가서 머리 조아리고 돈 주고”라고 말하는 것을 본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에 남 전 사장 유족은 지난해 12월 노 전 대통령을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유족들은 “노건평 씨는 노 전 대통령의 말처럼 시골에 있는 별 볼일 없는 사람이 아니라 상상을 초월하는 측근비리를 저지른 실세로 밝혀지고 있다”며 “이에 비춰볼 때 남 전 사장이 오히려 노 씨 측으로부터 연임 제의를 받고 그들의 요구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돈을 건네줬다는 점도 충분히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유족들의 법률대리를 맡은 이헌 변호사는 “유족들은 노 전 대통령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을 시인한 것을 보고 그 누구보다 충격을 받은 상태”라고 전했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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