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장자연 문건’ 거론… 명예훼손 논란

  • 입력 2009년 4월 7일 02시 54분


이종걸 의원, 특정언론사 - 대표姓 밝혀

해당 언론사 “사실무근… 면책특권 남용”

탤런트 고 장자연 씨가 작성한 문건에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진 언론사 대표의 실명을 국회의원이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종걸 민주당 의원은 6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경찰이 수사 대상자의 신원과 혐의를 공개하겠다고 했다가 번복한 것은 문건에 포함된 인사들을 은폐하기 위한 것 아니냐”며 “장 씨 문건에 따르면 당시 ○○일보 A 사장에게 술자리를 만들어 모셨고, 그 후에 스포츠○○ B 사장이 방문했다는 내용이 있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국회방송, 국회 홈페이지 인터넷 의사중계 등을 통해 여과 없이 방영됐다. 이번 사건과 관련된 유력 인사 중 언론사의 명칭과 대표의 성을 직접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해당 언론사는 반박보도문을 통해 “본사 최고경영자는 이번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면책 특권을 가진 국회의원이라도 특정인의 명예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는 것은 면책특권의 남용”이라며 “해당 의원에게 피해 회복을 위한 모든 조치를 즉각 취해 줄 것을 요구하는 내용을 ‘내용증명’으로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명예훼손, 피의사실 공포죄 등을 이유로 실명을 공개하지 않아 온 경찰은 막상 국회에서 수사 대상자의 실명이 거론되자 당혹스러워하는 눈치다. 경찰은 “수사에 영향을 미칠 것은 없으며, 경찰은 실명을 밝히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실명이 거론된 만큼 향후 수사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편 경기 성남시 분당경찰서는 이날 술 접대 관련 강요죄 공범 혐의 수사 대상자 9명 중 6명에 대해 1차 조사를 마쳤다고 밝혔다. 경기지방경찰청 이명균 강력계장은 “1차 조사자 6명은 본인이 원하는 경찰서나 사무실 등에서 진술을 했다”며 “수사 대상자의 혐의가 사법처리할 정도로 중하다고 최종 판단될 경우 경찰서로 출석할 것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성남=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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