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취업 재촉 폭행” 대학생 딸이 엄마 신고

  • 입력 2009년 3월 26일 02시 59분


‘100m 접근금지’ 요청도

24일 오후 7시 서울 강동구 고덕동 집에 돌아온 대학생 이모 씨(23)는 자신의 방에 들어가 컴퓨터를 켰다.

딸을 본 어머니 김모 씨(53)가 방에 따라 들어가 “얘기 좀 하자”고 말했다.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다 지난해 낙방한 딸이 “시험을 포기하겠다”며 특별히 준비하는 것 없이 시간을 보내기 때문이었다.

김 씨는 “너, 내 말 듣고 있느냐”고 물었지만 딸은 묵묵부답이었다. 화가 난 김 씨는 “공무원시험을 다시 준비하라”며 딸을 밀치고 목 등을 잡아당겼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25일 딸 이 씨를 때린 혐의(폭행)로 어머니 김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딸이 “가정 폭력 사건이 벌어졌다”며 어머니를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경찰 조사에서 김 씨는 “모든 일은 딸에 대한 걱정에서 출발했다”며 “딸이 시험에서 떨어진 뒤 공부도 안 하고 빈둥빈둥 놀아 걱정이 컸다”고 말했다.

하지만 딸은 어머니에 대한 처벌과 함께 100m 이내 접근금지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어머니가 딸을 때렸다고 해서 접근금지 요청을 하며 집에도 못 들어오도록 한다니…”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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