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33명 ‘그림의 떡’… 재정부 관세면제 결정
국내에 33명뿐인 희귀병 환자에게 꼭 필요한 치료제의 공급을 늘리기 위해 정부가 관련 법규를 바꿨다.
기획재정부는 관세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뮤코다당증 치료제인 ‘엘라프라제’에 물리던 관세를 26일부터 면제한다고 25일 밝혔다. 뮤코다당증은 인체에 필수적인 분해효소가 부족해 생기는 병으로 이 병에 걸린 사람이 치료를 받지 않으면 골격과 관절에 변형이 생기고 대부분 15세를 전후해 사망한다.
이 병의 치료제인 엘라프라제를 개발한 미국의 샤이어사(社)는 2008년 초 한국에 이 약을 공급하기로 하고 병당 330만 원, 1년 투약분에 4억5000만 원의 약값을 제시했다. 그러나 희귀병 의약품 가격의 80%를 부담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너무 비싸다’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국내 공급이 늦어졌다. 지난해 12월 약제급여조정위원회가 병당 279만 원으로 가격을 조정했지만 제약회사 측은 “가격이 너무 낮아 충분한 물량을 공급할 수 없다”며 8명분의 약만 국내에 공급해 왔다.
33명의 국내 환자에게 필요한 약품이 공급되지 못하자 보건복지가족부는 지난달 이 약에 붙는 8%의 관세를 면제해 달라고 재정부에 요청했다. 관세 면제로 환자 1인당 연간 3000만 원의 추가 수익을 얻게 된 제약회사는 7명 정도를 더 치료할 수 있는 분량을 추가로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