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화왕산 참사 2주일…치료비-보상금만 150억원

  • 입력 2009년 2월 23일 07시 56분


창녕군 “정부-道지원 절실”

“정부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시골 지방자치단체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경남 창녕군이 정월 대보름 화왕산 억새 태우기 참사의 사후 처리를 위한 예산 마련에 애를 태우고 있다.

창녕군은 22일 “이번 사고를 마무리하려면 200억 원 안팎의 예산이 필요하다”며 “이는 올해 일반회계의 8%에 이르는 큰 금액”이라고 밝혔다.

사망자 6명의 특별위로금도 그렇지만 73명의 중·경상자에 대한 치료비와 보상금이 어마어마하기 때문. 중상자 6명을 포함해 17개 병원에 입원 중인 30여 명의 장기 치료비와 보상비는 150억 원을 훨씬 웃돌 것으로 보인다.

창녕군은 사고 이후 환자 수송과 치료비, 유가족 급식비, 장례비 등으로 이미 10억 원 이상을 썼다. 유가족 보상금 등으로는 30억 원을 산정해 두었다. 모두 예비비다.

창녕군의 올해 예비비는 134억 원. 이 가운데 가뭄대책비로 7억 원을 집행했다. 활용 가능한 금액은 127억 원이다.

그러나 앞으로 긴급하게 예비비 지출이 필요할 것에 대비해 일정액은 남겨 두어야 한다. 창녕군 관계자는 “중앙정부와 경남도의 예산 지원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창녕군은 정부에서 100억 원을 내려주고 경남도와 창녕군이 지방비를 각각 50억 원씩 부담해 200억 원으로 사태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 하지만 중앙정부가 얼마나 지원해 줄지는 미지수다.

김충식 창녕군수는 행정안전부 장관의 취임식이 끝나는 대로 중앙부처를 방문해 예산지원을 요청할 예정이다. 지역 출신 한나라당 조해진 국회의원도 힘을 보태기로 했다.

창녕군은 12일 제정된 ‘화왕산 억새 태우기 사고피해자 보상에 관한 조례’에 따라 변호사와 군의원 등 13명으로 보상심의위원회(위원장 김인규 부군수)를 구성했으며, 25일 첫 회의를 열어 특별위로금 지급 대상과 금액 등을 논의한다.

한편 이웃 자치단체와 기업체의 성금이 이어지고 있다. 22일까지 농협과 경남은행, 경남도교육청, 창원시청, 마산시청, 김해시청 등에서 7억8000만 원을 냈다. 23일에는 창녕군공무원노조가 1억 원을 기탁하기로 했다. 창녕군은 이달 말까지 10억 원을 채울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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