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용 前의장 “박연차씨, 내 연구소에 후원금”

  • 입력 2009년 2월 20일 02시 56분


野원로 “후원금 받은적 없어”

野의원 “합법적 후원금 받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이인규)는 탈세 및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있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장녀를 최근 소환 조사했다고 19일 밝혔다.

검찰은 지난해 말부터 태광실업 등에서 확보한 회사 회계자료 등 압수물들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구체적인 설명을 듣기 위해 박 회장의 장녀를 소환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압수물에 대한 설명을 듣기 위해 불러서 몇 가지 물어봤다. 다시 조사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회장의 장녀는 박 회장이 지난해 12월 구속된 뒤 태광실업 전무로 부임해 회사 경영을 맡고 있다.

검찰은 최근 박 회장의 불법 증여 등 또 다른 혐의를 확인하는 데 필요하다는 이유로 세 딸을 출국금지 조치했다. 박 회장은 농협 자회사인 휴켐스를 인수하기 전에 부인과 자녀 등의 명의로 주식을 매입한 적이 있다.

한편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19일 전화통화에서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박 회장이 내가 정치활동을 그만두고 21세기발전연구소를 설립한 뒤인 2006년 연구소에 몇 차례 후원금을 냈다”며 “연구소 후원금 외에 정치자금은 받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야권의 원로 정치인 K 씨는 “2006년 이후에 여러 사람이 있는 데서 박 회장을 처음 봤고, 가까운 사이도 아니다”라며 “합법적이든 불법적이든 정치후원금을 받은 일이 없다”고 말했다. 야당의 L 의원도 “합법적인 공식 후원금 외에는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박 회장이 박 전 의장에게 돈을 줬다는 진술이 확보된 게 없으며, 민간연구소에 후원금을 냈다는 것은 수사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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