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도발 위협속 긴장의 연평도 가보니…

  • 입력 2009년 2월 19일 16시 56분


구름과 안개가 낀 바다 위로 진눈깨비가 내리고 있었다.

북한의 강경발언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 땅이 지척인 연평도 현장에서 본 모습은 고요함 이었다.

19일 오전에도 연평도 선착장은 인천연안여객터미널에서 들어온 쾌속선에서 내리는 섬주민 및 휴가 복귀하는 해병대 장병들로 북적거렸다.

선착장에서 만난 해병 군 관계자는 “비록 긴장이 고조되고 위협이 증가됐다고는 하나 평상시 근무태세에 만전을 기하고 있기 때문에 별문제 없다”고 전했다.


▲동아닷컴 정영준 기자

연평도는 서북 5개 도서 중 북측과 가장 근접해 있으며 북방한계선(NLL)1.6km 이남에 위치하고 있어 항상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지역이다.

맑은 날 섬 북쪽의 망향 전망대에서는 바로 앞에 북방한계선(NLL)과 북한의 황해남도 강령군쪽 내륙지역과 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연평도에서 30년째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이정애(64)씨는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외지에서 더 난리다. 여기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북한에서 조금이라도 자극적인 말만 하고 그러면 기자들을 포함해 외지 사람들이 많이 들어와 조용했던 마을이 북적거린다. 우리는 아무 걱정 없다. 사는 데까지 산다. 피난 가고 그런 거 없다”고 말했다. 이씨는 오히려 “연평은 꽃게 작업이 시작되는 3월말까지는 비수기라 조용한데 이런 상황으로 사람들이 들어와 지역경제가 살아나서 좋다”라고 말했다.

연평면사무소의 김정기 주임은 “연평 전체 주민이 1600여명 정도다. 지금은 비수기라 전체 주민의 3분의 1정도는 인천 등 타지로 나가 있어 썰렁한 때인데 외지 사람들이 들어와서 좋다” 고 말했다.

전체를 둘러봐도 오전에 인천에서 들어오는 배가 바로 다시 돌아가면 연평도는 다시 적막에 휩싸인다.

아직 꽃게잡이 철도 시작되지 않아 섬 주민들은 조용히 지내고 있다. 북한의 위협적인 모습만 아니면 연평도는 꽃게잡이 철을 기다리며 조용히 지내는 한가한 어촌 모습이다.

연일 계속 되는 북한의 도발성 발언 속에서 연평도에는 긴장속의 평화가 이어지고 있다. 눈 앞의 바다는 잔잔했지만 20일부터 연평도 근해에는 파랑주의보가 내려진다. 높은 파도가 일고 천둥번개가 칠 예정이다.

연평도=정영준 동아닷컴 기자 yjj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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