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업체서 뇌물수수 의혹… 檢, 한수원 직원 본격수사

  • 입력 2009년 2월 13일 02시 59분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 황인규)는 12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자회사 직원들이 미국의 한 밸브 제조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한수원은 지난달부터 밸브 구매담당 직원들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를 벌였으며, 11일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검찰은 한수원 측으로부터 이 밸브회사와의 거래에 관여한 직원 명단 등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검토하고 있다.

이에 앞서 미국 법무부는 캘리포니아의 한 밸브회사가 2003년 3월부터 2007년 8월까지 해외 영업활동을 하면서 한수원을 포함해 6개국 12개사에 모두 100만 달러의 뇌물을 줬다고 공시한 바 있다.

한편 한수원은 뇌물수수 사건을 진작에 파악했음에도 은폐 시도에만 급급했다는 지적에 대해 “그동안 제대로 문제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한수원의 한 간부는 “2007년 10월에 문제의 미국 밸브회사 신임 경영진이 한수원을 방문해 ‘비정상적인 금전거래에 대해 자체 조사 중이다’는 말을 한 적은 있다”며 “하지만 ‘한수원도 그 금전거래에 포함돼 있느냐’는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아 지금까지 한수원이 문제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부터 사실관계 규명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했지만 계좌추적 등 조사권이 없어 어려움을 겪었다”며 “사실관계를 명백히 밝히기 위해 사법적 조치를 요청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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