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아리송 과학-수학 원리 실험놀이 해보니 아하!

  • 입력 2009년 2월 10일 04시 42분


학습의욕-흥미 쑥쑥… 집에서도 쉽게 할 수 있어요

“물 100mL에 소금 두 숟가락을 넣어 소금물을 만들고 여기에 페놀프탈레인 용액 10방울을 떨어뜨려요. 납작한 접시를 알루미늄 포일로 잘 감싼 뒤 이 접시 가운데 거름종이를 올려놓고 그 위에 앞서 만든 용액을 부어요. 전지에 연결한 집게전선의 플러스극을 알루미늄 포일에 물리고 마이너스극의 집게전선으로 글씨를 쓰면…. 짜잔∼. 빨간 글씨가 보이시죠?”

경기 불곡초등학교 5학년 김창흔(11) 군은 전기분해를 이용한 산성·염기성 반응 실험을 혼자서 척척 해낸다. 마치 선생님이라도 된 듯 실험과정을 엄마에게 이렇게 또박또박 설명해 주기도 한다. 작년 말 대학 부설 영재교육원 시험에 합격한 김 군은 “일단 실험을 시작하면 어려운 과학 원리도 머릿속에 쏙쏙 들어온다”면서 “과학실험은 신나는 놀이”라고 말했다.

재미있는 놀이나 실험을 통해 수 개념을 익히고 과학의 원리를 깨치는 공부법에 학부모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어려운 개념이나 원리도 눈으로 직접 보고 만져보면 아이들이 쉽게 이해하기 때문. 교과목에 대한 흥미와 학습의욕도 동시에 키울 수 있어 일석이조다. 가정에서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수학 과학 놀이를 알아보자.

■수학놀이

동전을 활용하면 손쉽게 ‘경우의 수’ 개념을 익힐 수 있다. 먼저 100원, 50원, 10원짜리 동전을 충분히 준비한다. 세 종류의 동전을 이용해 100보다 크고 300보다 작은 수를 제한 시간 안에 가장 많이 만드는 사람이 이기는 놀이를 해보자. ‘동전 15개를 이용해 230원 만들기’, ‘7개만을 이용해 230원 만들기’처럼 동전의 개수를 제한하는 것도 방법이다.

색종이를 여러 번 접어 펀치로 구멍을 뚫은 뒤 종이를 펼쳤을 때의 모양을 예상해 그려보면 수학적 대칭개념을 깨닫는 데 도움이 된다. 우선 정사각형의 색종이를 반으로 접고 다시 반으로 접어 작은 정사각형을 만든다. 펀치를 이용해 종이에 구멍을 뚫되 처음엔 세 개 이상 뚫지 않도록 한다. 점차 구멍의 개수를 늘려나가며 여러 명이 함께 모양 맞추기 게임을 하면 재미를 더할 수 있다.

젠가(Jenga), 소마큐브처럼 블록을 이용한 놀이는 수학에 필요한 공간지각능력을 기르는 데 효과적이다. 젠가는 한 층에 세 개의 블록을 가로 세로로 교차되게 쌓아 올린 18층의 탑을 말한다. 탑에서 블록을 빼고 다시 맨 위에 쌓는 놀이를 여러 명이 번갈아가며 해보자. 탑이 무너지지 않도록 전략을 세우고 블록을 움직여야 하므로 공간지각능력은 물론 끈기와 과제 집착력도 키울 수 있다.

소마큐브는 ‘ㄱ’ ‘ㄴ’ ‘ㅗ’ 자와 같은 서로 다른 모양의 7개 블록으로 구성돼 있다. 소마큐브로 정육면체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은 240여 가지, 기하학적인 모양은 자신의 생각에 따라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다. 블록을 새로운 모양으로 조립하는 놀이는 창의력과 두뇌개발에 도움이 된다.

■과학놀이

‘과학실험은 복잡하다’ 또는 ‘위험하다’는 편견을 버리자. 비커, 스포이트와 같은 실험도구 없이도 과학을 배울 수 있는 간단한 실험이 무궁무진하다.

문구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압지(물기를 빨아들이는 종이)와 사인펜, 접시, 물만 있으면 과학 원리를 이용해 세상에 단 하나뿐인 그림을 그릴 수 있다. 먼저 압지 위에 서로 다른 색의 사인펜으로 그림을 그린다. 얕은 접시에 물을 적당히 담고 그 위에 그림을 그린 압지를 2∼3분간 올려놓는다. 물이 압지에 흡수될 때 성질이 다른 화학 물질이 서로 다른 속도로 이동하는 성질 때문에 잉크 속의 화학 물질들이 분리되면서 새로운 무늬가 그려진다.

엄마는 ‘왜 그럴까?’란 질문을 던져 자녀가 어떤 원리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생각해보도록 유도한다. 새롭게 생긴 무늬를 이용해 처음과는 전혀 다른 그림을 완성하도록 하면 창의력 개발에도 도움이 된다.

껍질을 벗긴 바나나의 위아래 부분을 잘라내 원기둥을 만들고 땅콩을 심지 삼아 불을 붙이면 음식으로 만든 양초가 탄생한다. ‘다른 음식물과 달리 땅콩은 왜 불에 잘 탈까?’ ‘땅콩에 불이 잘 붙는 이유는 무엇일까?’ 같은 질문을 하며 높은 열량을 가진 물질이 더 불에 잘 탄다는 원리를 가르쳐 주자.

페트병을 밑동을 잘라낸 뒤 거꾸로 세우고 ‘헝겊-숯가루-흙-모래-자갈’을 순서대로 넣으면 간이정수기를 만들 수 있다. 숯가루 층을 두 개 이상으로 만든 정수기와 ‘자갈-모래-흙-숯가루-헝겊’의 역순서로 내부를 채운 정수기를 각각 만든 뒤 흙탕물을 거르고 정수된 물의 탁한 정도를 서로 비교해보면 정수기의 원리를 체험적으로 배울 수 있다.

고성훈 와이즈만 영재교육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일상생활 속에 숨겨 있는 과학적 수학적 원리와 개념을 찾는 문제가 최근 영재교육원 선발시험에 자주 등장한다”면서 “어렸을 때부터 놀이학습을 꾸준히 하면 영재성을 개발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도움말: 와이즈만, 씨매스, 씽크스퀘어, 웅진

이혜진 기자 leehj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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