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찾는 곳에서 굿샷 외치자니…”

  • 입력 2009년 2월 9일 03시 14분


강호순 암매장 지목 골프장 정상영업

내방객 “기분 찜찜” “불편 없다” 엇갈려

‘낮에는 골프, 밤에는 발굴.’

연쇄살인 피의자 강호순 씨에게 피살된 노래방 도우미 김모(37·중국 동포) 씨의 시신 발굴 작업이 벌어지고 있는 경기 화성시 마도면 고모리 L골프장에서 낮에는 내방객이 골프를 치고 밤에는 경찰이 땅을 파는 이색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수원지검 안산지청은 7일에 이어 8일 오후 4시 반경 김 씨 시신 발굴작업을 재개했다. 강 씨는 2007년 1월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노래방에서 도우미로 일하던 김 씨를 살해한 뒤 화성시 마도면 고모리 매립지에 매장했다. 이후 이곳에는 2007년 3월 16만5000m² 규모의 9홀 골프장 개장 공사가 시작됐고 시범 라운드를 거쳐 이달 1일 정식 개장했다.

이날 오후 골프장 안에서는 60명 정도가 골프를 즐겼다. 시신 발굴 중인 8번홀 근처에는 굴착기, 소방차 등이 서 있었다. 8번홀은 458m짜리 파5로 시신 발굴 장소는 티박스에서 85m 떨어진 페어웨이 왼쪽 가장자리다. 골퍼들은 구멍에 공이 들어가지 않도록 피해 치는 모습이었다.

골프를 하러 온 김모(50) 씨는 “골프를 하면서 연쇄살인 사건 이야기가 주된 화제였다”며 “페어웨이가 아니라 가장자리에 구멍을 파서 라운드에는 전혀 불편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내방객은 표정이 그리 밝지 않았다. 차모(50) 씨는 “호기심에 일부러 왔는데 막상 시신 발굴 구덩이를 보니 기분이 찜찜하다”고 말했다.

골프장 측은 “평소대로 요금을 받았으며 예약도 그대로이고 손님 수도 평소와 비슷하다”고 밝혔지만 영업에 지장을 받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였다.

안산=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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