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부울경 통합協’ 제안…울산시 “가치없다” 발끈

  • 입력 2009년 1월 23일 06시 58분


김태호 경남지사가 21일 “부산 울산 경남을 묶는 논의 기구로 ‘동남권 대통합 추진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한 데 대해 울산시가 강력 비난하면서 마찰을 빚고 있다. 일부에서는 “갈등 구도 속에서도 필요에 따라 힘을 합쳤던 3개 광역단체의 공조에 금이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울산시는 22일 “김 지사의 발언은 일고의 가치가 없으며 사전 협의 없이 개인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발언에 불과하다”며 “광역시 승격 12년간 울산시가 이룩한 눈부신 발전의 역사를 부정하는 망발”이라고 비난했다. 김 지사의 제안 이후 박맹우 시장이 참모들과 의견을 교환한 다음 나온 공식 반응이다.

부산시는 허남식 시장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자리를 비운 탓인지 별다른 의사 표명은 없었다.

경남도 관계자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그동안 여러 분야에서 제기됐던 부울경 통합을 논의해 보자는 제안을 한 것일 뿐”이라며 “울산시가 보이는 과민 반응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맞받았다. 그는 “단순한 제안을 하는데 사전에 무슨 협의가 필요하느냐”며 “광역시로 승격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울산시의 형편은 이해되지만 감정적인 대응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21일 연두기자회견에서 “부울경의 지역총생산과 사업체 규모를 수도권과 비교하면 세 마리의 ‘작은 토끼’에 불과하다”며 “덩치 큰 한 마리의 ‘호랑이’로 만들어 한반도 제2의 경제권과 동북아 핵심경제권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부울경이 발전의 걸림돌이었던 행정구역을 없애는 대신 기초자치단체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지방자치는 더욱 강화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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