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 대가 돈받았던 ‘스타PD’ 이번엔 조폭과 도박장 동업

  • 입력 2009년 1월 13일 19시 12분


방송사 인기 프로그램 PD 시절에는 연예기획사로부터 연예인 출연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구속기소…, 연예기획사를 차린 뒤엔 도박장에 지분을 투자하고 운영에 관여한 혐의(도박개장 등)로 불구속 기소….

MBC 부장급 PD로 있으면서 '일요일 일요일 밤에' '남자셋 여자셋' '뉴 논스톱' 등 시청률 1위 프로그램 제조기로 꼽혀온 '스타 PD' 은경표 DY엔터테인먼트 대표가 5년 만에 다시 법정에 서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조은석)는 13일 도박장을 운영해온 전북 익산지역 폭력조직 두목 신모(50) 씨를 도박개장 및 관광진흥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신 씨가 운영하는 카지노바에 2억7500만 원을 투자한 은 씨를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은 씨가 폭력조직과 연결된 카지노에 투자하게 된 것은 다른 연예기획사를 운영하던 안모(42) 씨를 통해서였다. 신 씨는 부하인 안 씨를 내세워 연예기획사와 카지노 등을 차렸다.

신 씨 등은 2005년 11월 초부터 2006년 1월까지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빌딩 지하에 165㎡ 규모의 유흥 주점에 '바카라' 도박장을 차려 놓고 손님들을 상대로 23억원 상당의 도박판을 벌였으며 안 씨의 소개를 받은 은 씨도 이 카지노바에 2억7500만 원을 투자했다.

은 씨는 바카라에 지분을 투자하면 짧은 시간에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유혹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은 씨는 PD 시절 연예기획사 대표 등으로부터 연예인들의 방송 출연 청탁과 함께 20여차례에 걸쳐 8900여만 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로 2002년 구속기소 돼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PD를 그만둔 뒤에는 정상급 연예인들이 소속된 연예기획사의 대표로 활동해왔다.

은 씨의 이번 혐의는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개인자금을 둘러싼 살인청부 사건' 수사과정에서 들통났다. 경찰 수사를 지휘하던 검찰은 CJ 자금부장 이모 씨와 안 씨의 살인교사 혐의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보강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안 씨의 카지노 운영에 은 씨가 연루됐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최우열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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