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의 국세청장과 그 부인들 그림 - 人事 싸고 무슨 일이

  • 입력 2009년 1월 13일 02시 55분


판매의뢰 받은 G갤러리 대표 남편도 지방청장 지낸 간부

작년 남편 좌천 인사됐던 G갤러리 대표 “한상률 청장 부인이 그림 줬다” 주장

전·현직 국세청장 사이에 고가의 그림이 오간 중심에 이들의 부인과 또 다른 국세청 고위간부 부인 등 3명의 여성이 등장하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들은 전군표 전 국세청장의 부인 이모 씨와 한상률 국세청장의 부인 김모 씨, 갤러리 대표이자 서울지방국세청 국장급 A 씨의 부인인 홍모 씨 등이다.

‘철통보안’으로 유명한 국세청의 전·현직 청장 부인들이 은밀하게 그림을 주고받은 사실을 왜 세상에 공개했을까.

당사자들 외에는 알 수 없을 법한 일이 세상에 알려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은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서 G갤러리를 운영하는 홍 씨다.

전 전 청장의 부인이 G갤러리 대표 홍 씨에게 그림 ‘학동마을’을 팔아줄 것을 부탁하고, 홍 씨가 이 그림의 주인을 스스로 공개하면서 온 국민의 관심을 끌게 됐다.

홍 씨는 전 전 청장이 청장 재직 시절 선물로 받은 그림이 화랑가에 매물로 나왔다는 사실이 보도된 12일 기자들에게 “문제의 그림은 전 전 청장 부인 이 씨가 한상률 현 국세청장 부인에게서 받았다”고 주장했다.

국세청 관계자들은 “홍 씨가 기자들이 묻지도 않은 말을 스스로 꺼낸 것은 남편의 인사 문제에 대한 불만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국세청장이었던 A 씨는 1급 자리인 서울지방국세청장이나 중부지방국세청장을 원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당시 국세청 주변에서는 A 씨가 한 청장에 대한 섭섭한 심정을 토로했다는 얘기가 나왔다.

전 전 청장 부인 이 씨도 이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인사청탁 명목으로 받았다는 새로운 사실도 언급했다.

한 청장 부인이 한 청장과 경쟁 관계에 있던 국세청 간부를 밀어내달라는 청탁과 함께 그림을 줬다는 것이 이 씨의 주장이다.

수뢰 혐의 등으로 사법 처리를 받고 수감 생활을 하고 있는 남편에게 득이 될 게 없는 얘기를 이 씨가 먼저 꺼낸 것을 두고 한 청장 부인에게 뭔가 서운한 일이 있는 것 같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 한 청장 부인 김 씨는 이날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의 자택을 비우고 언론과의 접촉을 피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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