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한라산의 산증인’ 노거수 38종 한눈에

  • 입력 2009년 1월 12일 06시 29분


한라산의 역사를 묵묵히 간직한 ‘노거수(老巨樹)’들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책자가 나왔다.

제주도 세계자연유산관리본부는 최근 132쪽 분량의 ‘한라산국립공원 숨겨진 비경과 오래된 나무들’을 펴냈다.

이 책에는 수령 200년이 넘는 노거수 38종에 대한 자생지 환경과 나무 사진이 컬러로 실렸다.

최고령은 700여 년으로 추정되는 붉가시나무.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연결하는 5·16도로의 ‘숲 터널’ 부근에서 발견됐다. 높이 14m, 밑동 둘레 7.4m로 어른 4명이 겨우 안을 수 있다.

가장 큰 나무는 1100도로변 어리목광장 입구 부근에서 자라고 있는 수령 200여 년인 산벚나무로 높이 15m, 가슴둘레 6m나 된다. 무게는 10t으로 추정된다.

한라산 노거수 수종은 구상나무, 서어나무, 돌매화나무, 해송, 단풍나무, 왕벚나무, 산딸나무, 졸참나무, 팥배나무 등으로 다양했다.

노거수 조사를 위해 별도의 예산 없이 한라산국립공원 직원 3명이 자발적으로 나서 1년 동안 산 곳곳을 뒤지고 다녔다. 조사원들은 말벌집을 건드려 벌에 쏘이고, 쓰쓰가무시병에 걸려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다.

오승익 세계자연유산관리본부장은 “한라산의 산증인이라고 할 수 있는 노거수는 원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며 “이들을 보면 자연경관과 생태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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