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영재단에 용역직원 50여명 난입

  • 입력 2009년 1월 6일 03시 02분


부서진 유리창4일 밤 서울 광진구 능동의 어린이회관 내 육영재단 사무실에 용역회사 직원 50여 명이 난입해 재단의 회계 관련 서류를 챙겨 달아났다. 5일 재단 관계자들이 부서진 유리창을 쳐다보고 있다. 연합뉴스
부서진 유리창
4일 밤 서울 광진구 능동의 어린이회관 내 육영재단 사무실에 용역회사 직원 50여 명이 난입해 재단의 회계 관련 서류를 챙겨 달아났다. 5일 재단 관계자들이 부서진 유리창을 쳐다보고 있다. 연합뉴스

임시이사회측 “사무국 직원들이 업무 방해” 서류 확보 지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아들 박지만 씨의 추천으로 새 이사장이 선임되면서 수습 국면에 접어들었던 육영재단이 또다시 분쟁에 휘말렸다.

4일 오후 9시 40분경 50여 명의 용역회사 직원이 서울 광진구 능동 어린이회관 내 육영재단 사무실에 난입했다. 이들은 재단 사무국 직원들과 몸싸움 끝에 유리창을 부수고 사무실에 들어가 9시간 만인 5일 오전 7시경 자진 철수했다.

사무국 관계자는 “회계경리 관련 서류와 함께 컴퓨터 본체 8대가 사라졌다”며 “박 씨의 추천으로 선임된 임시이사 9명이 임명한 새 사무국장의 지시로 용역 직원이 난입했다”고 말했다.

경찰과 재단 측 인사의 설명에 따르면 이날 사태는 신임 사무국장인 옥모 씨의 주도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임시이사회 관계자는 “사무국 직원들이 이사회 진행을 방해하는 등 의도적으로 협조를 하지 않아 업무 파악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재단 정상화를 위한 서류를 확보하기 위해 최후의 수단을 동원해야 했고 새 사무국장이 이 일을 수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원우 신임 이사장은 “사무국장에게 사무실 질서유지를 당부한 것이 오늘의 결과로 나타난 것 같다”며 “절차상 문제는 없지만 대화가 우선이라고 판단해 일단 사무실에서 철수하도록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사무국 노조는 “박 씨가 재단에 대한 3억4000여만 원의 채권을 근거로 임시이사를 추천했지만 자기 사람만 심으려 해 직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에 이사회 측은 법원의 결정에 따라 합법적으로 이사회가 구성됐기 때문에 재단의 인사·운영권 행사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사태는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이 서울 성동교육청으로부터 이사장 승인 취소 처분을 받고 이에 불복하는 소송을 진행하다 지난해 5월 기각된 뒤 동생 지만 씨가 재단 정상화에 나섰지만 또다시 마찰이 발생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박 전 이사장 측도 임시이사회와 대립하고 있다. 박 전 이사장 측은 “새 이사진 선정에서 우리의 의사가 배제됐다”며 최근 임시이사등기금지가처분 신청, 이사장승인취소처분에 대한 취소청구, 위헌제청신청서 등을 법원에 낸 상태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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