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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2월 19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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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들 반대로 다이빙은 금지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앞바다의 ‘형제섬’.
수중에서 드물게 볼 수 있는 거대한 아치와 다양한 연산호 군락으로 최고의 다이빙 포인트로 각광받았지만 해녀 등의 반발로 1998년부터 다이빙이 금지된 곳이다.
15일 어촌계의 양해를 얻어 형제섬 수중을 찾았다. 사계항에서 남쪽으로 1.5km 떨어진 무인도. 두 섬이 마주보고 있지만 썰물 때는 갯바위들이 드러나 모두 8개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수온은 20도. 물속이 오히려 따뜻했다. 입수하자마자 다이버를 맞이한 것은 화산폭발로 형성된 거대한 아치. 마치 ‘수중 오작교’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줬다. 아치 길이만 20∼30m에 이르렀다.
아치 기둥은 성인 두 사람이 안아도 닿지 않을 정도로 거대했다. 아치에는 분홍, 노랑의 수지맨드라미 등 연산호가 다닥다닥 달라붙었다.
아치 밑에도 수지맨드라미가 활짝 피었고 돌산호 가시산호 총산호가 자리 잡았다. 하얀 눈이 쌓인 듯한 해송(연산호 일종)이 나풀거렸다.
자리돔이 무리지어 유영을 하고 몸 색깔이 청색인 ‘파랑돔’이 그들을 따라 다녔다. 다 자란 돌돔이 구역의 우두머리인 양 유유하게 돌아다녔다.
아치 옆 절벽 구멍에는 특산 어종으로 최고급 횟감인 ‘다금바리’가 머리를 내밀다가 인기척에 놀라 도로 들어가기도 했다.
세계적인 다이빙 포인트라는 명성에 걸맞게 특산 어종과 연산호 등 다양한 해양생물이 서식했다.
하지만 해녀들은 스쿠버다이빙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소라 전복 등 애써 가꾼 수산물이 일부 몰지각한 스쿠버다이버의 채취로 말라가고 있다고 불평한다.
해녀 강모(59) 씨는 “다이버들의 출입을 막은 뒤부터 소라 수확량이 훨씬 많아졌다”며 “보상을 하기 전에는 스쿠버다이빙을 허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계항에서 낚시어선을 운영하는 선장 변모(62) 씨는 “해녀 어민 스쿠버다이버 등이 모두 상생하며 이득을 얻을 수 있는 방안이나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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