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경남道 ‘기네스북’ 구설

  • 입력 2008년 12월 17일 06시 49분


지역출신 대통령 평가 긍정 내용 일색

경남도가 지역의 으뜸 기록들을 모아 책으로 펴냈으나 기준 시점이 1년 정도 지난 데다 평가가 엇갈리는 인물에 대해서 긍정적인 내용만을 실어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경남도는 16일 최초, 최고, 최다, 최대 등 도내 기록들을 묶은 ‘2008 경남 새 마루’라는 174쪽짜리 책 2500권을 만들어 시군과 의회 등에 나눠주었다. 마루는 최고, 으뜸을 나타내는 우리말.

이 책에는 인물, 행정, 문화·관광, 자연·환경, 사회·복지, 산업·경제, 기타 등 7개 분야 211건과 이색코너, 시군의 자랑거리 등 모두 246건의 기록이 사진과 함께 실려 있다. 기준시점은 2007년 12월 말.

책의 첫머리인 인물 분야에서는 전두환(합천 출신) 전 대통령을 최초 대통령으로, 김영삼(거제 출신) 전 대통령을 최연소·최다선 국회의원으로 나란히 게재했다.

11, 12대 대통령을 지낸 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강제로 진압하고 정권을 장악한 뒤…’라는 설명이 중간에 있으나 대부분 평이한 내용만을 담았다. 김영삼 정부 시절 구속되고, 이후 훈장이 박탈된 사실 등은 없다.

14대인 김 전 대통령도 ‘26세의 최연소자로 3대 민의원에 당선된 이후 9선의 기록을 세웠다. 권위주의 통치를 종식시키고 문민정부를 출범시켰다’는 긍정적인 내용 위주다. 외환위기 등에 대한 평가는 유보했다.

가장 높은 산인 지리산, 가장 긴 강인 낙동강도 지역을 경남으로 제한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리산 정상인 천왕봉은 산청군 시천면 중산리 산 208이지만 경남과 전남북의 5개 시군에 걸쳐진 ‘민족의 영산’이며, 낙동강도 경남 구간이 105km로 길지만 ‘영남의 젖줄’로 인식돼 있기 때문.

한편 이 책에는 최고령 이장과 최연소 통장, 최다 자격증 보유자, 최다 자녀 가정, 최초 귀화 여성 이장 등 재미있는 내용들도 많다.

경남도 관계자는 “특정인을 미화하지는 않았으며 미흡한 내용은 다음 책을 만들 때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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