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평씨 “파장 일으켜 죄송… 오늘 서울 갈것”

  • 입력 2008년 12월 1일 02시 59분


■ 김해서 검찰조사 대비

“돈? 점포 궤짝에 있는걸 모아줬다는 건가”

盧전대통령 “신명 안나 이야기가 잘 안나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사진) 씨는 검찰 출석을 하루 앞둔 30일 여전히 외부와 접촉을 끊은 상태였다.

지난달 24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자택을 나간 뒤 일주일째 행방을 감춘 그는 진영읍내 모처에서 조카사위인 정재성(48·법무법인 부산 소속) 변호사와 수시로 통화하며 검찰 조사에 대비했다. 30일 조모의 제사가 있었지만 노 씨는 “절이라도 한번 하려고 했는데 (집 앞에 몰려온) 취재진 때문에 안 되겠다”고 가족들에게 연락했다.

노 씨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농협의 세종증권 인수와 관련해 홍기옥 세종캐피탈 대표를 정대근 전 농협중앙회장에게) 소개해 준 문제로 파장을 일으켜서 국민들께 죄송스럽다”며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노 씨와의 문답.

―정화삼 씨 형제의 김해 사행성 오락실 수익금 3억∼4억 원이 그쪽으로 갔다는 진술이 나온 것 같다.

“무슨 돈? 점포 궤짝에 있는 것을 나한테 모아서 갖다 줬단 말인가. 거 참.”

―정 씨 형제가 홍 대표에게서 받은 돈으로 오락실을 차린 걸 몰랐나.

“당연히 몰랐다. (2005년 6월 홍 대표와 정 씨 동생 정광용 씨가 찾아온 뒤) 예감이 좋지 않아 정 씨 형제랑 담을 쌓았다.”

―정 씨 형제에게 용돈이나 푼돈 형태로 돈을 받은 적은 없나.

“없었다. 가끔 우리 집에서 커피 한잔 하고 그랬지만 형제를 보면 뭔가 꺼림칙했다. (관련 의혹은) 진짜 터무니없고 꿈같은 이야기다. (아무리 의혹이 있다 해도) 내가 이긴다.”

―검찰에 출석하면 어떻게 할건가.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 조사를 받으면 모든 결백이 입증되지 않겠나. (검찰도) 조사를 잘하지 않겠나.”

―지금 어디에 있는가.

“진영에 있다. 집에는 가지 않을 것이다.”

―언제까지 검찰에 오라는 통보를 받았나.

“친구들하고 내일 (서울로) 올라갈 것이다. 변호사가 일찍 도착하라고 하더라.”

한편 노 전 대통령은 이날 봉하마을 생가를 찾은 방문객들에게 “요즘은 신명이 안 나서 이야기가 잘 나오지 않는다. 검찰 수사를 기다려보자. 내가 달리 방법이 있겠나”라고 말했다. 검찰 수사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거 뭐, 자꾸 물어보고 그래요”라며 말을 아꼈다.

김해=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전영한 기자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전영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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