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 호랑이축구단 ‘시민구단’ 전환 공식 제안

  • 입력 2008년 10월 30일 06시 09분


현대측 “시민구단 주식 30% 보유” 의사 밝혀

市그동안 제안사실 부인… 밀실행정 논란

현대중공업이 현대 호랑이 축구단의 울산시민구단(FC 울산) 전환을 울산시에 공식 제안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울산시가 그동안 “현대 측이 호랑이 축구단의 시민구단 전환에 대해 공식 제안이 없었다”고 밝힌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어서 ‘밀실행정’ 논란이 일고 있다.

▶본보 28일자 A14면 보도
프로축구 울산 현대 ‘시민구단 전환’ 논란

현대 측이 울산시에 시민구단 전환을 공식 제안한 것은 5월 초. 현대중공업 민계식 부회장과 축구단 관계자가 박맹우 시장과의 면담에서 A4 용지 5장 분량의 제안서를 제출했다.

현대 측은 제안서에서 “지난해 기준 울산 홈구장을 찾은 관중은 경기당 평균 9976명으로 전체 구단(14개) 가운데 6위였다”며 “대전 대구 인천보다 좋은 선수와 성적, 더 많은 운영예산을 집행하면서도 관중 수에서 밀리고 있는데 시민구단으로 전환하면 고정 열성팬을 많이 확보하게 돼 울산의 축구 열기를 지필 수 있다”고 밝혔다.

현대 측은 또 “울산에는 종업원 200명 이상 대기업이 109개로 전국에서 가장 많지만 스포츠팀을 운영하고 있는 곳은 현대중공업 등 4개에 불과하다”며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여러 기업이 프로축구단 운영에 참여하면 명문구단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는 이와 함께 △현대중공업이 시민구단 전체 주식의 30% 보유 △축구단 운영자금의 50% 제공 △기존 선수단과 시설(클럽하우스, 선수단 및 업무용 차량, 서부축구장 강동축구장 등) 무상 제공 등을 제안했다. 또 현대중공업을 통해 연간 1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울산지역 20여 개 협력업체에도 FC 울산 지분 참여를 요청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에 대해 울산시는 대구 경남 등 시민구단으로 운영 중인 대부분의 프로축구단이 적자를 보고 있어 시민구단으로 전환되면 구단 운영비를 세금으로 충당해야 하고, 많은 기업체에 부담을 주게 된다는 이유를 내세워 일단 부정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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