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낙지에 웃고 홍어에 울고…

  • 입력 2008년 10월 13일 06시 40분


초가을 남도의 대표 수산물인 무안 세발낙지와 흑산 홍어.

최근 제철을 맞아 세발낙지 어획량은 늘고 있으나 홍어는 잘 잡히지 않아 어민들 사이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2일 전남 무안군에 따르면 늦더위와 바다환경 변화로 잘 잡히지 않던 세발낙지가 3, 4일 전부터 수온이 평년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어획량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세발낙지 어황은 연승어선 1척에 하루 10여 마리밖에 잡지 못해 1접(20마리)에 10만 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최근 어획량이 1척에 50∼60마리로 늘어나면서 값도 1접에 6만∼7만 원 선까지 내렸다.

어민들은 이번 주부터 가격이 평년 수준인 5만 원 선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무안 세발낙지는 발이 길고 부드럽고 쫄깃하며 색깔이 갯벌을 닮아 잿빛 윤기가 흐르는 게 특징이다. 게르마늄 성분이 풍부한 갯벌에서 자라 생명력이 강하고 영양이 뛰어나다.

무안에서는 지난해 740여 어가에서 590t의 낙지를 잡아 145억 원의 소득을 올렸다.

전남 신안군의 명물인 흑산 홍어는 어획이 부진해 어민들이 울상이다.

신안군 흑산수협에 따르면 지난달 홍어 잡이가 시작됐으나 3, 4일 조업하면 1척에 70∼80마리를 잡아 예년보다 20∼30% 어획량이 줄었다.

잡는 양이 줄어드니 값도 올라 8kg 이상 최상품 한 마리의 위판 가격이 46만 원을 웃돌고 있다.

어민들은 “찬바람이 불면 살이 오르고 맛도 좋은 홍어가 많이 잡히는데 올해는 늦더위가 길어지면서 출어비도 건지지 못했다”며 “수온이 떨어지는 11월이 지나서야 어황이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어는 관절염, 류머티즘, 기관지염, 뼈엉성증(골다공증), 산후조리 등에 효과가 있고 홍어탕으로 먹으면 위염을 억제하고 숙취 해소에 도움을 준다.

흑산도에서는 허가받은 어선 9척이 연간 150t의 홍어를 잡아 40억∼50억 원의 위판액을 올리고 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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