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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9월 23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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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마 취 마아∼, 마아∼만!, 마마 마! 마아∼.(엄마가 말을 타시는데 말이 느려서 엄마가 말을 꾸짖으신다)” 초등학교 2, 3학년 학생들이 ‘마(ma)’ 발음을 하면서 음의 높낮이에 따라 앉았다 일어나기를 반복한다. 꺾이는 음에서는 어깨를 흔들기도 한다. 언뜻 들어서는 아무 의미 없는 말장난 같지만 아이들은 같은 발음이라도 성조(음의 높낮이)에 따라 뜻이 다른 단어를 온몸으로 익히는 중이다. 손뼉을 치는 강사의 박자에 맞춰 아이들은 신나게 입을 벌리며 중국어 공부에 한창이다.》
최근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사이에서 중국어 교육이 인기다. 베이징 올림픽으로 중국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고, 중국이 세계무대의 중심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중국어 학습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2년째 중국어를 배우고 있는 서울 이수초등학교 3학년 임성희 양의 어머니는 “이제 영어는 기본이고 제2외국어 하나쯤은 더 할 줄 알아야 하는 시대”라며 “중국 경제가 급성장하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중국어가 아이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어 첫걸음을 떼는 우리 아이는 어떻게 공부하면 좋을까? 학습지와 동영상 강의를 이용해 집에서 쉽게 시작해 보자.
▒ 입과 귀를 먼저 열어라!
중국어의 가장 큰 특징은 ‘성조’다. 성조는 고음에서 저음으로 뚝 떨어지는 소리, 고음에서 저음으로 꺾였다 다시 고음으로 올라가는 소리 등 미묘한 음의 차이를 기호로 표시한 것. 성조에 따라 같은 마(ma) 발음이라도 ‘말’ ‘욕하다’ 등으로 뜻이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하게 익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중국어를 처음 공부할 때는 원어민 음성을 녹음한 중국어 테이프나 CD를 수시로 들으며 큰 소리로 따라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그림 위주로 쉽고 재미있게 구성된 교재에 중국 원어민이 직접 녹음한 오디오 테이프를 제공하는 학습지를 이용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JEI재능교육의 ‘재능중국어’는 학습지 내용 진행과 테이프를 동일하게 제작해 학생들이 테이프를 듣는 동시에 쓰고, 읽으며 발음과 뜻, 병음(우리나라의 자음, 모음과 같은 성모, 운모에 성조를 표시한 것으로 알파벳으로 표기한다)까지 한번에 암기할 수 있도록 했다.
구몬학습의 ‘구몬중국어’는 중국어 발음을 따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특정 발음이 포함된 단어를 통으로 익히게 하는 방법으로 테이프를 구성했다.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되는 단어들을 선별했기 때문에 테이프를 자주 듣고 따라 하면 어휘까지 늘릴 수 있다.
자녀가 단어를 보고 정확하게 소리 낼 수 있도록 병음에서 성조만 눈에 띄는 색깔로 표시해 주거나 테이프를 함께 들으며 음의 높낮이를 몸으로 표현해 보면 좋다.
▒ 놀이로 문장력, 어휘력 키우자
중국어는 문장을 통째로 외우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인칭이나 시제에 따른 동사 변화가 없기 때문에 기본 문장에 단어를 바꾸기만 하면 얼마든지 새로운 문장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 예를 들어 ‘나는 학교에 간다’라는 문장을 배웠다면 ‘나’ 자리에 ‘그’ 또는 ‘너’를, ‘학교’ 자리에 ‘병원’과 같은 단어를 넣어 새로운 문장을 만들 수 있다.
다양한 교구나 게임을 이용해 문장력을 늘려가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홈스쿨과 방문교육을 제공하는 한우리GNS의 ‘쎄쎄니 주니어’는 놀이를 통해 문장력을 기른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낱말카드를 이용한 문장구성 놀이. 바닥에 주어, 서술어, 목적어에 해당하는 단어를 여러 장 흩어놓고 학생에게 어순에 맞게 단어를 찾아오도록 해 문장 구조를 익힌다.
기본 문장을 익힌 학생들은 주머니에 담긴 단어를 번갈아가며 뽑아 먼저 3문장을 만드는 사람이 이기는 ‘빙고’ 게임이나 문장에서 빠진 단어를 채워 넣는 퍼즐게임으로 수준을 높인다.
낱말카드를 이용한 ‘기억게임’은 엄마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방법이다. 카드를 이용해 ‘워 아이 니(나는 너를 사랑해)’란 간단한 문장을 만들고, 엄마가 먼저 ‘워’를 외친다. 그 다음엔 자녀가 ‘워 아이’를, 다시 엄마가 ‘워 아이 니’를 외치는 방식으로 게임을 진행하면 된다. 점차 길고 복잡한 문장으로 게임의 수준을 높이면 문장력과 어휘력을 동시에 기르는 데 효과적이다.
▒ 원어민을 활용하자!
어느 정도 실력이 쌓인 학생은 원어민 강사와 함께 공부하며 자신감과 흥미를 키우는 것도 도움이 된다.
윤선생영어교실에서 진행하는 ‘티엔차이 중국어’는 한국인 강사의 방문교육에 원어민 체험학습을 별도로 제공한다. 한솔교육의 ‘e-차이나로’에서는 동영상강의와 함께 원어민 화상강의를 들을 수 있다. 원어민 수업은 실용중국어능력 인정시험(Test of Practical Chinese) B급 수준 이상의 고급 중국어 실력을 갖춘 검증된 강사가 진행한다.
두 수업 모두 별도의 추가비용을 내야 하지만 회화 중심으로 수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원어민에게 직접 발음교정을 받을 수 있고, 교재로 배운 내용을 실제로 활용해 볼 수 있어 말하기 능력을 기르는 데 효과를 볼 수 있다.
이혜진 기자 leehj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