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선생님들의 ‘108배’

  • 입력 2008년 8월 7일 06시 57분


대구 능인고 高3 담임들 ‘갓바위 기원’

“제자들 수능 잘 치르게” 온몸 땀에 젖어

“제자들이 무사히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렀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대구 수성구 지산동 능인고(교장 김태욱)의 3학년 담임교사 12명은 5일 오후 ‘갓바위’로 널리 알려진 대구 팔공산의 관봉(해발 850m)에 올랐다.

수능을 앞두고 제자들을 걱정하는 교사들의 마음을 담은 것이다.

수능을 100일 앞두고 학교마다 다양한 행사가 열리지만 교사들이 산꼭대기에 올라가 기도하는 것은 드문 편이다.

교사들은 이날 1시간가량 돌계단을 따라 정상에 오른 뒤 ‘108배’를 했다.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이 학교 3학년 담임교사들은 매년 수능 전날 갓바위에 올라가 간단한 기도를 하곤 했지만 올해는 수능 100일 전에 이곳을 찾았다. 100일 동안 학생들과 함께하려는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는 것.

홍은표(44·수학) 진학지도부장은 “수험생은 지금 무더위와 긴장감으로 얼마나 힘들겠느냐. 제자들과 함께 100일 기도를 하는 심정으로 올랐다”고 말했다.

이 학교 수험생은 500여 명. 3학년 정광표(18) 군은 “선생님들이 우리를 위해 땀을 뻘뻘 흘리는 모습을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하다”며 “차분히 수능 준비를 잘하는 것으로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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