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단위 선거’ 대표성 논란

  • 입력 2008년 8월 1일 03시 04분


재·보선 투표율 20∼30%대… 교육감은 15∼20%대

지난달 30일 실시된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당선된 공정택 후보는 49만9254표를 얻었다. 서울 선거인이 808만4574명인 것에 비하면 전체 서울 유권자 중 6.2%의 표만을 받고 서울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감으로 선출된 셈이다. 서울시교육감 선거 투표율은 15.5%였다.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25개 구(區) 중 서초구의 투표율이 19.6%로 가장 높지만 4월 18대 총선 때의 45.6%와 비교하면 크게 떨어졌다. 가장 투표율이 낮은 금천구(13.2%)는 18대 총선 때(44%)에 비해 투표율이 3분의 1도 안 된다.

교육감 선거 투표율만 이렇게 낮은 것이 아니다. 6월 4일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 재·보궐선거의 전체 투표율도 23.3%에 그쳤다.

당시 경북 포항시 북구 다선거구의원 재·보선에서 당선된 무소속 이동찬 후보는 1667표를 받았다. 이 선거구의 전체 유권자는 4만7340명이다. 이 지역구 100명 중 3.5명만 지지한 후보가 이 지역을 대표하는 기초의원이 된 것이다. 이 지역 투표율은 16.6%였다.

6·4 재·보선의 시도별 평균 투표율을 보면 전남(64.8%), 강원(54.5%)을 제외하고는 12개 시도가 모두 10∼30%대였다. 평균 투표율이 10%대인 경우도 전북(17.3%) 충남(19.8%) 등 5곳이나 됐다.

이처럼 대선과 총선을 제외한 지역선거의 투표율이 20%대 이하로 낮아지면서 이들이 국민의 손에 의해 뽑혔다는 이유로 대표성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대 박찬욱(정치학) 교수는 “상식적으로 투표율이 20%도 안 된다는 것은 시민 참여를 전제로 한 선거의 대표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투표율이 낮은 것은 무엇보다 정치에 대한 냉소주의가 퍼졌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서강대 이현우(정치외교학) 교수는 “선관위의 노력으로 투표율을 올리고 시민교육을 통해 투표의 질을 높이는 작업을 동시에 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