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콤 기술 유출 혐의 이래환 前부사장 구속

  • 입력 2008년 7월 9일 03시 23분


MP3플레이어 ‘아이리버’ 신화의 주역인 이래환(43) 전 ㈜레인콤 부사장이 레인콤의 영업비밀을 빼돌린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경찰청 보안수사대는 8일 레인콤의 제조 기술을 이용해 동종 업체를 차리고 전자제품을 생산 판매한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이 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레인콤 퇴직 두 달 뒤인 2006년 10월 ㈜에이트리를 설립한 이 씨는 레인콤 전 임직원 9명을 고용해 2007년 4월부터 레인콤의 원천기술을 이용한 전자사전을 만들어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에이트리가 시중에 판매 중인 전자사전 5종은 모두 레인콤의 원천기술을 활용한 제품으로 사전 검색 시 발생하는 오작동 현상까지도 레인콤 제품과 유사하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이들이 빼낸 영업비밀은 레인콤이 48억여 원을 투자해 개발한 원천기술로 레인콤에서 향후 10년간 720여억 원의 손해를 보았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에이트리 직원 9명과 에이트리 법인도 불구속 입건했다.

하지만 에이트리 측은 “레인콤의 MP3플레이어 단품을 제외한 모든 제품을 우리가 개발, 제조, 판매해도 된다는 내용의 사업허용 확약서를 체결했다”며 “영업비밀을 몰래 빼내거나 기술 유출을 사주한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씨는 1999년 레인콤을 공동 설립해 전자통신연구소장, 제조부문 부사장 등을 지냈으나 2006년 레인콤의 구조개혁 과정에서 퇴직했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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