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시위대, 청계광장에 전시된 6.25 기념사진 ‘화형식’

  • 입력 2008년 6월 27일 14시 21분


서울 청계광장에 전시 중이던 6.25 사진전 작품들이 27일 새벽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대들에 의해 불태워져 논란이 되고 있다.

날벼락을 맞은 것은 지난 10일부터 대한민국 건국60주년과 한국전쟁 58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시작된 ‘생명의 항해’ 사진전. 6.25 당시 미군이 ‘흥남 철수’를 통해 북한 피난민 9만8100명을 구출했듯, 이제는 자유 대한민국이 억압받는 북한 동포를 구출해야 한다는 취지로 마련된 행사다.

주최 측인 월드피스 밀레니엄파크 건립위원회 안재철 위원장은 인터넷신문 프리존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25일 밤부터 촛불시위대 수십여 명이 갑자기 몰려와 사진들을 발로차고 손으로 찢어 35점의 사진을 훼손했는데, 27일 새벽에는 촛불시위대 수백여 명이 몰려와 전체 138점의 사진 가운데 ‘이승만 대통령’과 ‘트루먼 대통령’ 사진을 포함, 90여점의 사진을 조선일보 사옥 앞 도로로 가져가 불에 태우는 등의 ‘화형식’을 치렀다”고 밝혔다.

함께 행사를 진행해온 지구원 목사는 시위대에게 6.25사진전 작품들이 개인 재산이며 사전에 경찰에 신고를 한 정당한 행사임을 알렸으나, 시위대들은 트루먼 대통령의 사진에 낙서를 한 뒤 도로로 가져가 불을 붙였다고 전했다.

누리꾼들은 ‘불타고 있는 6.25사진전 사진작품들’이라는 제목으로 보도된 한 언론사의 사진기사를 접한 뒤 인터넷 게시판에 “조상을 뵐 면목이 없다”, “저 사진들은 그냥 사진이 아니라, 우리 부모 할아버지세대가 피흘려가면서 지켜낸 역사인데 그걸 태우나”, “할 말이 없다” 등의 부정적인 의견을 표시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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