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성격과 양상 크게 바뀔 듯

  • 입력 2008년 6월 26일 21시 10분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고시를 기점으로 '이명박 정부 심판, 폭력시위 불사'쪽으로 촛불집회의 성격과 양상이 크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국민대책회의)'는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국민들이 정권퇴진에 대한 논의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정권 퇴진 운동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국민대책회의는 "공식적인 의사결정 과정이 필요하겠지만 정부에 대한 국민적 거부·불복종 운동 방향으로 나갈 것"이라며 "28일과 29일 이틀간 '고시 강행 저지-이명박 정부 심판을 위한 주말 총집중 촛불문화제'를 벌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민대책회의는 29일 오후 2시에는 경복궁역과 광화문에서 장관고시 철회를 요구할 예정이다.


▲ 영상취재 : 신세기 동아닷컴 기자
▲ 영상취재 : 배태호·이성환 동아일보 PD

또 촛불집회의 인터넷 여론을 주도해온 포털 사이트 다음의 토론방 '아고라'에서는 비폭력시위 방침에서 벗어야 한다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

한 누리꾼은 아고라에 올린 글에서 "두 달 동안 그렇게 비폭력으로 맞섰지만 결과는 관보게재"라며 "필요하다면 쇠파이프와 화염병이라도 단호하게 들 수 있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기류에 맞춰 이날 아고라에서는 '(시위대가) 정당방위 차원에서 쇠파이프와 야구방망이를 들어야 한다'는 주제로 투표가 실시됐다.

이 투표에서 "폭력시위는 자폭이다. 제발 이성적으로 생각하자"는 반대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결과는 찬성이 반대보다 3배가량 많았다.

이 같은 변화는 고시 방침이 발표됐던 25일 밤 시위에서도 이미 나타났다.

이날 방송시설을 갖춘 차량에 타서 시위대를 이끌던 시위 지휘부 측 관계자들은 마이크를 통해 공공연히 "이제는 전쟁이다"는 구호를 계속 외쳤다.

이에 따라 이전과는 달리 이날은 시위대 일부가 각목과 돌멩이를 사용해 경찰과 충돌했고 이 과정에서 경찰과 시위대 양측에서 부상자가 속출했다.

경찰은 자정을 넘겨 26일 오전까지 이어진 시위에서 안진걸 국민대책회의 조직팀장 등 139명을 연행했다.

한편 어청수 경찰청장은 이날 국민대책회의에 질서협조 서한을 보냈다.

한상준기자 alwaysj@donga.com


▲ 영상취재 : 신세기 동아닷컴 기자
▲ 영상취재 : 김한준 동아닷컴 객원기자


‘美 쇠고기 고시저지’ 수천명 거리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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