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반환점 돈 민선 4기 단체장

  • 입력 2008년 6월 26일 07시 20분


《7월 1일로 민선 4기 단체장 임기(4년)의 절반이 끝난다. 그동안 지역의 지방자치단체들은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고 지역발전과 경제 활성화 등의 목표에 좀 더 다가서기 위해 달려왔는데 어느덧 반환점에 선 것이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24, 25일 기자회견을 잇달아 열고 광역지자체장의 지난 2년간의 소회와 남은 2년간의 각오 등을 밝히는 자리를 마련했다.》


▼“K-2 공군기지 이전사업 2년내 국방부 계획에 반영”▼

김범일 대구시장

“취임 후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희망의 불씨’를 지폈지만 아직 불길이 활활 타오르는 것 같지는 않아요. 남은 임기 중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김범일(사진) 대구시장은 24일 대구시청 상황실에서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김 시장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그는 “고유가로 지역 기업과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어 안타깝다”며 “하지만 우리 모두 희망을 잃지 않고 힘을 모아 나가면 좋은 시절이 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250만 시민의 힘을 모아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와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 지정이라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며 “시민들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되찾은 게 겉으로 드러난 가시적인 성과보다 더욱 값진 자산”이라고 말했다.

“지역 개발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동구 K-2 공군기지 이전 사업은 2년 내에 국방부의 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힘을 쏟아나갈 것입니다. 또 달서구 성서5차산업단지 등에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첨단 기업을 적극 유치하려 합니다.”

특히 그는 최근 정부가 사실상 포기 방침을 시사한 한반도 대운하 건설과 관련해 “대구∼부산 낙동강운하 건설은 국책사업과 연계돼 있지만 낙동강 유역의 반복되는 홍수 피해, 수량 부족, 수질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한반도 대운하와는 별개로 추진돼야 한다”며 “부산 경북 경남 울산 등 영남권 광역지자체장과 협의해 공식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 공무원들의 국내외 연수 기회를 늘려 경쟁력을 높이고 시 투자유치본부장과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 등의 자리에 외부 전문가를 적극 영입하는 한편 시와 중앙정부 간 인사교류도 활성화해 공무원 조직에도 새바람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 개발을 위한 청사진을 이른 시일 내 마련하고 지역 기업에 단기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희망경제투자펀드’를 조성하는 등 대구를 전국에서 가장 기업 하기 좋은 도시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한반도 대운하 유보됐지만 낙동강 프로젝트 계속 추진”▼

김관용 경북지사

“나는 숙맥입니다.”

김관용(사진) 경북지사는 최근 열린 국장급 간부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경북도청 이전지 결정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김 지사는 “이전지는 어차피 한 곳으로 정해지니까 탈락한 지역들이 싫어할 건 당연하지 않겠느냐. 선거직 단체장으로서는 큰 부담이라는 걸 알면서도 추진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간부들이라도 이런 심정을 좀 알아 달라는 뜻이었다.

수십 년 동안 지지부진하던 경북도청 이전 문제를 마무리한 데 대해 일각에서는 ‘뚝심’이라고도 하지만 그의 내면적 갈등도 적지 않았다.

그는 25일 기자회견에서 “2년 동안 숨 가쁘게 달려왔다. 그동안 착실하게 준비해온 굵직한 사업들이 자리를 잡아가도록 앞장 서 뛰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가 2년 동안 비행기나 승용차로 다닌 거리는 41만 km. 지구 열 바퀴에 해당한다.

그는 “‘일이 빽(백)’이라는 자세로 뛰었지만 만족스러운 부분은 별로 없다”고 자평했다.

경북도는 민선 4기 전반기 동안 64건의 투자유치 활동을 통해 5조7000억 원이 경북지역에 들어오도록 했다. 이를 바탕으로 3만5000개가량의 일자리도 생겼다.

그는 “도청 입구에 써 놓은 ‘일자리! 일자리! 일자리!’라는 글씨를 볼 때마다 주먹을 쥔다”고 강조했다.

투자유치와 함께 낙동강 프로젝트는 계획대로 추진할 방침이다. 정부의 대운하 계획이 유보되면서 이 프로젝트도 갈피를 못 잡는 게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분명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낙동강 프로젝트는 새 정부 출범 이전부터 자체 계획에 따라 추진하던 것이었다. 강 자체가 아니라 낙동강 유역의 시군을 특색 있게 개발하는 게 중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낙동강 경북구간 280km 가운데 상당 부분에 뗏목도 못 다닐 정도로 물이 없는 현실은 적절히 정비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예산을 확보하고 세밀하게 정책을 수립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도민의 애정 담긴 관심과 충고는 모든 일을 해낼 수 있는 든든한 기반”이라며 “경북이 새 역사를 힘차게 쓸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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