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 도둑, 삼각김밥 봉지 남겼다 ‘덜미’

  • 입력 2008년 6월 25일 21시 34분


이모(37) 씨 등 2명은 3월 3일 오후 8시경 전북 김제시 금산면의 제지공장에 몰래 들어갔다.

이들은 방범시설이 허술한 공장에서 구리전선 4000여m를 절단기로 잘랐다. 세 차례에 걸쳐 훔친 전선을 고물상에 팔았다. 시가로는 1억2000만 원 어치였다.

전북 김제경찰서 수사관들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뒤 현장을 차근차근 둘러봤다.

곳곳에 삼각 김밥과 초콜릿 포장지, 담배꽁초, 음료수 캔이 보였다. 이 씨 등이 전선을 자르다가 배고플 때 밤참으로 먹으려고 갖고 갔던 물품이다.

경찰은 바코드와 제조일자를 근거로 삼각 김밥을 판매한 곳이 전주시 완산구 중화산동의 편의점인 사실을 확인했다.

이어 편의점 본사의 협조로 판매 기록을 뒤졌고, 편의점이 발급한 현금영수증을 세무서 협조로 추적했다.

현금영수증에 번호가 찍힌 핸드폰은 이 씨의 동거녀 이름으로 돼 있었다. 경찰은 그를 통해 이 씨 등 2명을 붙잡았다.

교도소에서 만난 이들은 생활비와 유흥비를 마련하려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 씨 등을 특수절도 혐의로 25일 구속했다. 훔친 전선을 처분한 고물상도 확인하는 중이다.

김제=김광오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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