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3차 공판 운영방식 갈등

  • 입력 2008년 6월 21일 03시 11분


재판부 “특검 신문 조서 보는듯… 제대로 준비를”

특검팀 “법원이 선입관 가지고 공판 이끌면 잘못”

배임과 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된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 등에 대한 세 번째 공판에서 재판부와 특검팀이 재판 운영 방식 등에 대한 견해차로 극심한 갈등을 보였다.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부장판사 민병훈)는 이재용 씨의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 인수에 관해 CB 인수를 포기한 당시 에버랜드 최대주주였던 중앙일보 등의 관계자를 신문했다. 특검팀은 중앙일보가 그룹 비서실의 지시로 CB를 이재용 씨에게 넘기면서 문서 조작 등을 했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 측은 전면 부인했다.

재판부는 “특검팀의 법정 신문이 진술 조서와 다를 것이 없다”며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 등의 증인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지금과 같은 특검의 신문으로는 극적인 증거가 안 나올 것 같다”며 “다음 재판 땐 토론을 진행할 것이니 준비를 제대로 해오라”고 질타했다. 또 삼성이 내부자 거래를 통해 증권거래법을 위반한 혐의 등에 대해 특검이 기소도 하지 않은 점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조준웅 특검은 재판이 끝난 뒤 기자와 만나 “10년 가까이 공판에 참석하지 않아 재판이 많이 달라졌다”면서도 “법원은 법리 공방을 종합해 판단만 해야지 선입관을 가지고 재판장 중심으로 공판을 이끄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또 “느닷없이 토론을 한다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발상”이라고 반발했다.

재판부는 양형을 논의할 증인으로 핵심 고발인 중 한 명인 김상조 한성대 교수 등을 선정했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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