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운송방해땐 하루 1조원 손실”

  • 입력 2008년 6월 10일 03시 00분


무역협회 전망… 농수산물 판로도 비상

전국운수산업노동조합 화물연대가 9일 총파업을 결의한 데다 일부 분회는 이미 운송 거부에 들어가면서 산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기업들은 원자재 가격 폭등과 세계 경제 위축에 대한 위기감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 물류까지 일부 중단되면 한국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수출에도 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한다.

특히 미국산 쇠고기 파동에 편승한 노동계의 ‘하투(夏鬪)’ 움직임과 맞물려 자칫하면 2003년과 같은 ‘물류 대란(大亂)’으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어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반응이다.

제조업체들은 화물연대 파업으로 물류가 일부 마비되면 생산과 납기 지연에 따른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화물연대가 실제로 파업에 들어가고 여기에 정상 운행하는 화물차에 대해 운송 방해까지 하면 하루에 최대 10억 달러(약 1조300억 원) 이상의 운송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추정한다.

육상 운송 비중이 높은 철강업계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화물 운송이 줄어들면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현대제철이나 동국제강 등 전기로로 철강재를 생산하는 업체들은 고철이 원료인 만큼 생산 차질도 걱정하고 있다.

국내 철강업체 중 해상 운송 비율이 가장 높아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할 것으로 알려진 포스코도 파업이 장기화되면 제품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어 산업 전반에 악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에어컨 등 여름 가전제품 성수기를 맞은 전자업계도 사태의 추이를 주시하며 바짝 긴장해 있다.

전자업계는 파업이 시작되고 장기화되면 내수뿐만 아니라 수출에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화물연대가 파업에 들어가면 백화점, 대형할인점 등 유통업계도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업체들은 농수산물 산지(産地)에서 물류센터 또는 도매시장으로 옮기는 데 개인화물사업자의 차량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물류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예전 파업 때처럼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비(非)조합원 차량이 움직이는 것을 원천봉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동응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화물연대는 노조가 아닌데도 집단행동에 나서 교섭을 하겠다는 것은 불법행위”라며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 정부가 화물연대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만큼 집단행동에 나서는 것만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변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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