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유가 좀 잡아줘요” 부산 업체들 비명

  • 입력 2008년 6월 3일 06시 40분


《고유가 직격탄에다 원자재 값 폭등으로 지역 중소기업 등이 아우성이다. 연안 어선은 출어를 포기하고 동네 목욕탕은 문을 닫는 등 서민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출어 포기-동네목욕탕 폐업 속출

▽실태=최근 부산상의 조사 결과 조선 관련 업체인 G사는 선박제조용 철판 가격이 연초에 비해 20∼30% 상승한 데다 조달마저 어려워 제조 공정에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

석유 부산물을 사용하는 화학업종의 경우 유가 급등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발포제 생산 업체인 C사는 유가 급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지난해 말 대비 20% 정도 상승해 생산비용 증가는 물론 물류비까지 늘어나 납기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H사, 도료제조업체인 D사, 전기전자업종의 E사, 섬유업종의 K사 등은 생산량이 늘어날수록 손해를 본다면 수주물량을 줄이고 있다.

어업용 면세유 가격 급등으로 연근해어업계의 시름도 깊다.

2일 부산지역 수산업계에 따르면 대형기선저인망수협 소속 대형 트롤어선의 경우 60척 모두가 조업을 포기한 상태며, 대형 쌍끌이 어선도 40개 선단(선단당 2척으로 어선 80척) 가운데 현재 조업에 나선 선단은 7개에 불과하다. 대형선망수협은 고유가 폭탄에 27개 선단(선단당 6척) 가운데 9개 선단이 조업을 포기하거나 보류하고 있다.

동네 목욕탕도 고유가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부산 수영구 광안동의 한 목욕탕은 지난달 경영난으로 폐업했으며 골목마다 휴업을 한 목욕탕이 늘어나고 있다. 해운대구에서만 최근 2∼3년 28곳의 목욕탕이 문을 닫은 것으로 집계됐다.

시내버스조합은 경유 값이 급등하자 운행 비용을 줄이기 위해 손님이 적은 노선이나 중복노선 등을 중심으로 차량 운행을 축소하는 비상수송체제에 들어갔다.

▽대책=부산시는 2일 에너지절감 긴급확대간부회의를 열었다.

시는 우선 평상시 11% 정도의 전력 낭비가 예상되는 ‘콘센트 뽑기 운동’을 범시민 실천운동으로 펴나가기로 했다. 가구별로 최근 1개월의 전기 절감률이 1년 단위(12개월) 평균에 비해 10∼20%에 이를 경우 2만∼3만 원을 지원해 주는 ‘에너지절약 마일리지제도’도 시행하기로 했다. 태양광주택 보급지원사업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각 기관의 청사 내 사무기기 대기전력 낭비를 줄이기 위해 특수 콘센트인 ‘체크 텝’ 보급을 늘리고, 넥타이 없는 간소복장으로 근무하는 ‘쿨비즈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승강기 탄력 운행, 사무실 조명등 시간 단축, 옥상 복사열 방지를 위한 향토식물 심기도 중점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부산교통공사는 지하철 역사 에어컨 가동시간을 단축하는 것은 물론 시민들에게 지하철 이용을 적극 권장해 나가기로 했다.

부산상의도 업체들의 원가 절감 노력, 수입 및 수출 거래처 다변화 등 자구 노력과 함께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을 요구하기로 했다.

수산업계는 출어를 포기하고 스스로 감척한 선박에 대해 감정 수준으로 매입하거나 적극적인 재정 및 행정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정부에 건의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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