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숙식형 도둑’ …주인 안 나타나자 눌러앉아

  • 입력 2008년 4월 28일 02시 59분


사업차 서울을 다녀온 최모(62) 씨 부부는 25일 오후 집에 돌아왔다가 깜짝 놀랐다. 최근 19일 동안 광주 남구 서동 집을 비운 사이 이불과 옷가지가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설거지통에는 그릇이 쌓여 있는 등 누군가가 지냈던 흔적이 뚜렷했다. 귀금속과 가전제품 등 135만 원 상당의 금품이 없어진 사실도 알게 됐다. 이들 부부는 범인을 잡기 위해 지구대에 ‘집에 도둑이 든 것 같다’고 신고했다. 우선 집을 나갔다가 밤이 되면 경찰관과 함께 다시 가보기로 했다.

최 씨 부부는 오후 10시 반경 현관문을 열고 들어갔다. 안모(27) 씨 등 2명이 태연히 거실 소파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면서 밥을 먹고 있었다. 안 씨 등은 주인과 함께 들이닥친 경찰관에게 붙잡혔다.

이들은 경찰에서 “7일 낮 담을 넘어 들어왔는데 밤이 돼도 주인이 나타나지 않아 빚을 진 집주인이 도망간 줄 알았다. 쌀을 꺼내 밥을 해 먹고 주인 옷을 입고 다녔지만 금품은 훔치지 않았다”고 범행을 부인했다.

광주=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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