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이건희 회장 포탈세액 1500억 이상”

  • 입력 2008년 4월 14일 03시 00분


차명계좌 1300여 개에 대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조세포탈 규모가 150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삼성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11일 이 회장에 대한 2차 소환 조사를 통해 이 회장의 조세포탈 규모를 이같이 늘려 잡았다. 포탈 세액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포탈 세액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혐의의 공소시효(7년) 안에 드는 차명계좌 가운데 1회 이상의 주식 거래가 있었던 계좌들을 대상으로 확정한 것이다. 공소시효가 지났거나 거래가 없었던 계좌들은 형사처벌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2차 소환 조사에서 이 회장을 상대로 조세포탈 대상이 되는 차명계좌 개수와 포탈세액에 대한 최종 확인을 거친 뒤 피의자 신문조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차명계좌 비자금과 관련한 회사 돈 횡령 혐의와 관련해서는 아무런 단서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또 조세포탈과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발행 배임 사건 공모 혐의 등에 대한 마무리 조사를 위해 13일 이학수 전략기획실장과 김인주 전략기획실 사장을 다시 소환 조사했다.

검찰 전현직 고위 관계자 등 금품 로비 의혹 관련자들에 대해서는 증거 불충분 등을 이유로 무혐의 결정을 내리고 수사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특검팀은 최근 삼성생명 주식 차명 보유 사실을 공개 시인한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을 12일 소환해 진술을 번복한 경위 등에 대해 조사했다.

현 전 회장은 차명 주식 보유 경위에 대해 “1988년 그룹 비서실장한테 이름을 빌려달라는 연락이 와서 빌려준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