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에게 새로운 꿈과 희망을 준다면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에 최근 ‘세계자동차박물관’을 개관한 김영락(61·사진) 관장은 “정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일을 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대전이 고향인 김 관장은 경북 구미에서 31년 동안 운영한 범우화학을 2001년 외국기업에 매각했다.
김 관장은 “회사 매각 후 미국을 여행하다 자동차박물관을 찾은 학생들이 설명을 진지하게 듣는 모습에서 영감을 얻었다”며 “시골집에도 한두 대씩 있을 만큼 자동차가 생활 깊숙이 들어왔지만 중요성은 깨닫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관장은 “자동차산업은 단순한 제조업이 아니라 화학, 에너지, 정보통신 등 관련 분야가 엄청나다”며 “자동차 강국은 곧 국력과 연결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동차 관련 서적과 잡지 등을 뒤져 지식을 쌓으며 자동차박물관에 필요한 클래식 카를 찾아 나섰다.
자동차가 찍힌 사진과 실제 모습이 너무 달라 경비와 시간을 허비한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직접 확인하고 구입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차체가 나무로 만들어져 세계에 6대밖에 없는 영국 ‘힐만 스트레이트8’을 우여곡절 끝에 7억 원을 들여 구입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220억 원을 투자했다는 김 관장은 “30억 원을 더 투자해 자동차를 이해하는 프로그램과 시설을 도입할 예정”이라며 “박물관을 다녀간 어린이가 꿈을 키워 미래에 신개념의 자동차를 만드는 상상을 한다”고 말했다.
자동차박물관은 벤츠, 포드, 벤틀리, 캐딜락 등 세계 27개 업체가 제작한 클래식 카 59대와 국산차 10대 등 초기 자동차에서 1970년대까지 차량 69대를 보유하고 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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