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선생님…高3 담임 진학지도만 8년째 백종덕교사 과로사

  • 입력 2008년 4월 1일 02시 53분


고교 3학년 담임을 8년간 맡으면서 제자들의 대학 진학을 돕던 교사가 과로로 세상을 떠났다.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충북고 백종덕(47·수학·사진) 교사는 지난달 28일 오후 10시경 학교에서 야간자율학습을 끝낸 뒤 동료 교사의 차를 타고 청주시 분평동 집으로 돌아온 지 30분 만에 가슴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가족이 119 구급대에 신고한 뒤 응급차에 태워 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다. 사인은 심근경색.

동료인 이석중 교사는 “(백 교사가) 야간자율학습 감독을 하던 중 ‘어지럽고 가슴이 답답하다’고 해 (야간자율학습이 끝난 뒤) 집까지 데려다 줬다”고 말했다.

1987년 교단에 선 백 교사는 2000년 충북고를 시작으로 충주예성여고, 청주여고 등에서 3학년 담임을 계속 맡았다.

충북고에 3월 1일자로 다시 부임한 그는 평일에는 오전 7시 반에 출근해 오후 11시에 퇴근했다. 주말과 공휴일에도 쉬지 않고 학생 지도에 힘을 쏟았다.

지난해 겨울방학 때는 청주여고 교사로 있으면서도 충북고의 도움 요청에 따라 이 학교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충북고 윤화용 교감은 “고인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자율학습이 끝난 뒤 남아 있는 학생들을 지켜주었다. 누구보다 성실하고 제자 사랑을 몸소 실천했던 교사였다”고 말했다.

청주여고 차영만 교무부장도 “타고난 책임감과 헌신적인 성격으로 학생을 위해 최선을 다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며 고인의 죽음을 애도했다.

30일 오전 충북대병원에서 열린 영결식에는 지난해와 올해 청주여고를 졸업한 제자 300여 명과 충북고 학생들이 찾아와 다시는 못 볼 선생님을 떠나보냈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고등학교 2학년, 중학교 1학년에 다니는 두 딸이 있다.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