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무라카미 류, 천 카이거…서울시 CF모델로 나선다

  • 입력 2008년 3월 25일 03시 00분


《중국의 거장(巨匠) 천 카이거 감독이 서울 세종문화회관 계단을 천천히 내려온다. 도심의 마천루를 배경으로 서 있다가 자리를 옮겨 비보이의 공연을 지켜본다. 그는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앞을 지나 서초동 예술의 전당으로 간다. 관객과 함께 아름다운 선율에 빠져들었다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한다. “서울은 내 안의 영감을 끌어올린다.” 》

상반기에 중국 베이징TV, 상하이TV, 광저우TV를 통해 중화권에 방영될 서울시 홍보 광고 시안이다.

외국인 관광객 1200만 명을 유치하기 위해 서울시가 LG애드와 함께 적극적인 해외 홍보에 나선다. 예산은 401억 원으로 지난해의 8배가 넘는다.

서울시는 마케팅 대상을 중화권, 일본, 동남아, 미주 등 4곳으로 나누고 지역을 대표하는 거장을 모델로 내세우기로 했다.

LG애드는 영화 ‘패왕별희’ ‘무극’으로 유명한 천 감독을 중화권 CF 모델로 점찍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

○ 동남아권-미주 모델 곧 선발

일본 CF에는 유명 소설가이자 영화감독인 무라카미 류 씨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69’ 같은 작품으로 국내에서 인기가 높다.

그는 32개의 요리 관련 단편을 담은 소설집 ‘달콤한 악마가 내 안으로 들어왔다’에서 삼계탕을 포함시켰다. 여기서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생명을 입 속에 넣는 듯한 느낌을 준다”고 표현했다.

미식가인 그의 취향에 맞춰 광고는 서울의 노점이나 포장마차, 식당을 돌며 음식을 맛보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천 감독과 무라카미 씨는 4월 서울에 와서 촬영을 한다. 이들이 나오는 광고는 이르면 5월 말부터 중국과 일본에서 전파를 탈 예정이다.

동남아권 모델은 말레이시아의 유명 사진작가인 빈센트 레옹 씨, 미주 대상 모델은 영국 출신의 유명 패션 디자이너 존 갈리아노 씨가 유력하다. CNN,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 디스커버리채널을 통해 방영한다.

○ 인터넷-지하철역 광고도 준비

LG애드는 거장이 출연하는 광고와 별도로 가족이나 친구가 서울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하는 일반인 출연분도 8, 9편 제작할 계획이다.

중화권 대상 광고 3개에는 20대 여성, 30대 남성, 가족이 등장한다. 이들이 서울의 명소와 맛집을 돈 뒤 고향에 있는 가족이나 친구에게 서울의 매력을 소개하는 형식이다.

일본 대상 광고에는 20대 여성, 한류를 좋아하는 40대 여성, 노부부가 나온다. 동남아에서는 20대 여성이 맛보는 한국의 겨울이, 미주에서는 젊은 남성의 템플스테이 체험이나 고궁 체험이 나온다.

서울시와 LG애드는 신문이나 잡지, 인터넷, 지하철역 벽면을 통한 광고도 준비하고 있다.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에 있는 LG전자의 첨단 발광다이오드(LED) 옥외광고판도 활용할 계획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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