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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3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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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보다 “구슬 10개 있네, 1개 더해볼까”
○ 엄마, 아빠와 함께하는 놀이수학
놀이로 수학을 배운다고 해서 반드시 비싼 교구를 구입하거나 교육업체의 방문 프로그램 등을 이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조금만 노력하면 엄마, 아빠도 특별한 교구 없이 아이의 장난감 등을 활용해 수학의 영역별 기초를 재미있고 쉽게 가르칠 수 있다.
블록을 활용한 장난감 키재기 놀이는 아이에게 길이 개념을 가질 수 있게 도와주는 놀이다.
색깔과 크기가 같은 블록을 준비해 “OO가 좋아하는 케로로 인형의 키를 파란 블록으로 재볼까”라고 얘기 하면서 아이가 좋아하는 인형이나 장난감 기차의 길이를 잰다.
아이와 함께 블록을 나열하면서 블록이 몇 개나 사용됐는지 세어보고 인형을 재는 데 들어간 블록과 기차의 길이를 재는 데 들어간 블록의 수를 비교한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길고 짧음에 대한 비교를 해볼 수 있고 길이개념도 익힐 수 있다.
높이와 공간 개념을 길러주는 냉장고 탐험 놀이도 있다.
먼저 냉장고에 있는 음식들을 아이와 함께 살펴본다. 이어 스케치북에 냉장고 그림을 그린 뒤 각 칸의 음식을 옮겨 그린다.
완성된 그림을 아이와 함께 보면서 “우유와 사과 중에 어떤 것이 더 높은 곳에 있니?”라고 물어 냉장고 안 음식의 높이를 비교하면 자연스럽게 높고 낮음에 대한 개념을 체득할 수 있다.
체중계와 주방용 저울 등은 손쉽게 수학놀이를 할 수 있는 도구다.
목욕을 마치고 체중을 재보거나 주방용 저울을 이용해 식재료의 무게를 맞춰보는 게임을 할 수도 있다. 또 두께가 다른 동화책들을 갖고 어떤 것이 더 두꺼운지를 비교하는 놀이 등을 통해 무게와 부피, 넓이, 길이, 무게 등의 개념을 익힐 수 있다.
○ 공부보다는 놀이로
미취학 아동의 수학교육에서 먼저 버려야 할 것은 아이에게 수를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는 수학을 따분하고 어렵게 배워 수학 하면 일단 셈부터 떠올리는 엄마들의 착각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수학을 가르칠 때에는 구체적인 사물을 이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예컨대 네모라는 도형을 가르치는 경우 종이에 그린 네모보다는 아이가 손으로 직접 만질 수 있는 휴대전화 같은 물건이 좋다.
양말과 숟가락, 젓가락, 단추처럼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물건을 사용하면 아이들의 이해가 쉽고 빠르다.
아이들이 수학의 개념이나 원리를 어렵다고 느끼는 이유는 수학이 가진 추상성 때문인데 구체적 사물을 활용하면 아이가 느끼는 어려움을 많이 줄일 수 있다.
시중에서 ‘가베’나 ‘은물’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놀이용 교구를 구입할 수도 있다.
원목이나 플라스틱 등으로 만든 여러 가지 색깔과 모양의 도형, 공, 막대 등으로 구성된 교구 세트를 구입하면 방문 교사를 파견하는 교육업체도 많다.
○ 지나친 의존은 금물
교구나 구체적 사물을 사용한 놀이 수학은 문제풀이 중심의 학습지에 비해 수학에 좀 더 자연스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교구를 사용하지 않는 다른 수업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거나 추상적 문제해결 능력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할 수도 있다.
따라서 교구 등을 이용한 놀이 수학은 아이가 처음 수학 공부를 시작할 때 재미와 흥미를 유발시키는 단계에서 활용하는 것이 좋다.
이후 초등학교 취학 전후에는 추상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를 수 있는 단계로 넘어갈 수 있도록 수준을 높여야 한다.
한솔교육문화연구원 최윤영 씨는 “일상생활 속에서 부모와 함께 상황에 맞는 수학 용어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아이가 수학적 과정을 즐기는 데 커다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