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인천엑스포, 박람회로 바뀐다

  • 입력 2008년 3월 20일 06시 50분


내년 8월 인천에서 열릴 예정인 인천세계도시엑스포가 결국 박람회로 행사의 성격이 바뀌고 규모도 축소된다.

인천세계도시엑스포 조직위원회가 국제박람회기구(BIE)의 행사 수정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BIE는 그동안 비공인 엑스포인 인천엑스포가 2010년 중국에서 열리는 상하이엑스포와 주제(도시)가 같고, 개최 기간(80일)도 공인 엑스포와 큰 차이가 없다며 한국 정부에 규모를 줄이라고 요구해 왔다.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유네스코)와 같은 국제기구의 후원과 참가도 배제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시는 엑스포라는 명칭을 비엔날레(biennale)나 페어(Fair), 콘퍼런스(Conference) 등으로 바꾸고 엑스포의 주제인 ‘드림(Dream)’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또 유치 대상에서 도시를 제외하는 대신 도시를 대표하는 기업을 유치해 상업적 성격을 띤 박람회로 행사를 변경할 계획이다.

그러나 행사 개최를 1년 5개월 앞둔 시점에서 이 같은 갑작스러운 계획 변경은 커다란 파문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시는 그동안 엑스포에 세계 200여 도시를 초청한다는 목표 아래 지난해부터 미국 앵커리지와 같은 세계 유명 도시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엑스포 참가 유치 활동을 벌여왔다.

또 2009년 8월 7일∼10월 25일 엑스포 기간에 외국인 60만∼70만 명을 포함해 1000만 명의 관광객 유치를 추진해 왔다.

하지만 행사의 성격이 바뀜에 따라 외국 도시와 체결한 MOU는 무용지물이 됐고 관광객 유치 목표도 크게 줄여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송도국제도시 3공구에 조성하는 주행사장에 800억여 원을 들여 건립할 예정이었던 인천관과 주제영상관 도시문명관 도시계획관 등 10여 개 시설도 규모를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것이 불가피하게 됐다.

하지만 시는 ‘재활용 엑스포’ ‘도시장터 엑스포’ 등 65건의 핵심 행사와 120건의 문화예술행사는 이름만 바꾼 뒤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행사기간 80일도 줄이지 않을 방침이다.

세계 50개국에서 1만 명이 넘는 대원이 참석하는 걸스카우트국제야영대회와 한국 전통음식의 맛을 세계에 알리는 대장금축제와 같은 이벤트도 계획대로 열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박람회에 맞는 새로운 틀을 짜겠다”며 “명칭은 바뀌지만 인천이라는 도시를 세계적인 도시로 브랜드화 하는 국가적 행사가 되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는 다음 달까지 행사계획을 개편하는 작업에 착수할 방침이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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