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쪼개팔기’ 말썽

  • 입력 2008년 3월 15일 02시 50분


대형평형 분양 잘 안되자 ‘중형’도 섞어 사업 변경

아파트 시행업체가 대형 평형 위주로 분양하던 아파트를 중형으로 나눠 팔아 물의를 빚고 있다.

14일 경기 고양시에 따르면 일산동구 식사동 식사지구에서 유명 건설업체를 시공사로 선정한 S시행사는 고양시청에 사업내용을 변경하겠다고 신청했다.

지난해 12월부터 분양 중인 1블록(33∼59평형 1244채)과 2블록(39∼83평형 1975채) 3219채를 1블록은 33∼42평형 1246채, 2블록은 34∼43평형 1466채와 44∼49평형 535채, 59∼86평형 288채로 바꿔 짓겠다는 것.

지난해부터 대형 평형 위주의 품격 있는 단지라고 홍보하며 분양했으나 실적이 저조하자 ‘쪼개 팔기’에 나서 이미 아파트를 분양받은 입주예정자가 반발하고 있다.

1000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입주예정자들은 “대형 중심의 단지라 투자 매력을 느꼈는데 이제 와서 중형 위주로 변경하는 것은 명백한 재산권 침해”라고 지적했다.

고양시는 사업내용 변경이 적법한지 국토해양부에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아파트 단지의 중요 내용을 바꾸는 행위가 불공정거래에 해당하는지도 검토하기로 했다.

분양가 상한제의 적용 여부도 논란이 된다. 이 제도를 도입하기 전에 사업승인을 받았지만 내용이 바뀐 만큼 새로 시작하는 단지로 보고 상한제를 적용할지, 아니면 기존 단지로 인정해 상한제를 적용하지 않을지가 쟁점이다.

고양=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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