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제조 전문 중고생들…인터넷서 사용법 배워 직접 만들어

  • 입력 2008년 3월 11일 19시 58분


인천의 중·고교생들이 인터넷에서 사제 폭탄과 총기 제조법을 퍼트리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인천지방경찰청은 11일 인천 A중학교 3학년 김모(15) 군 등 중학생 3명과 B고교 3학년 박모(18) 군 등 2명을 총포도검화약류 단속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군 등은 지난해 9월 인터넷에 '악마의 무기 제조공장'이라는 카페를 만든 뒤 인명살상용 흑색화약폭탄, 염소산칼륨방수폭탄, 스모그폭탄, 부탄가스폭탄과 사제총기 23종의 제조법을 올린 혐의다.

이들은 인터넷에서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폭탄을 제조하는데 필요한 화학약품의 구체적 혼합비율과 투입량을 공부했다.

폭탄 만드는 방법을 알게 된 이들은 실제로 폭탄 제조에 나섰다.

같은 해 10월부터 폭발성이 강한 염소산칼륨과 화약을 만드는 재료인 유황을 인터넷으로 구입했다. 부모의 주민등록번호를 활용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집에서 화학약품을 플라스틱과 실험용 유리병에 넣어 폭탄을 만들었다. 옥상이나 주택가 골목길에서 불을 붙여 실험까지 했다.

김 모 군 등이 만든 제조법대로 폭탄을 만들어 실험한 결과 폭발음과 파괴력이 상당한 수준이었다.

이들은 인터넷카페에 '우리의 꿈은 테러리스트나 청부살인업자가 되거나 폭력조직을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으나 실제로 범죄에 사용하지는 않았다.

처음에는 무기제조와 관련된 인터넷 카페에서 폭탄 만드는 법을 배웠으나 폐쇄되자 직접 새 카페를 개설했다. 회원 350명을 포함해 현재까지 1만1000여명이 다녀간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조직폭력배가 사용하는 칼이나 표창을 던지는 방법, 물건을 훔치기 위해 출입문을 열 때 사용하는 만능열쇠 구입처와 사용법을 카페에 올린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김 군 등이 유포시킨 폭탄 제조법이 범죄에 악용될 경우 큰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았다"며 "폭발물 제조법을 유포시키는 인터넷 사이트와 화학약품 판매업소를 대상으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인천=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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