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베트남 국제학교 학생들 태안으로 봉사 수학여행

  • 입력 2008년 3월 11일 06시 49분


“생각보다 자원봉사자가 많이 줄어들어 아쉬워요. 검은 기름은 많이 사라졌지만 바다는 아직도 신음하고 있는 것 같은데….”

베트남 호찌민의 남사이공국제학교 학우들과 함께 충남 태안군으로 자원봉사 겸 수학여행을 온 한국인 학생 안소현(베트남명 줄리아 안·17·고교 2학년) 양은 10일 기름 제거 봉사활동을 벌인 뒤 이같이 말했다.

안 양 일행은 한국인 학생 9명과 아시아계 학생 9명, 인솔 교사 2명 등 모두 20명. 9일 새벽 호찌민을 출발해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버스편으로 곧바로 태안으로 내려왔다.

이들 수학여행단은 10∼12일 사흘간 기름 제거작업을 펼치면서 틈틈이 현지 소원면 의향분교 초등학생들을 상대로 영어 수업을 할 예정. 13일엔 서울의 인사동과 청계천, 동대문시장, 명동 등을 찾아 한국 문화를 체험한 뒤 14일 귀국한다.

이들은 당초 독일이나 중국 등으로 수학여행을 가려고 했다. 하지만 안 양이 자원봉사와 환경의 의미를 일깨우는 여행이 바람직하다며 동료 학생과 교사들을 설득해 태안으로 발길을 돌렸다.

안 양은 1월 말 짐 스코르지 교장과 함께 현지의 교민 월간 잡지인 ‘굿모닝 코리아’와 가진 인터뷰에서 태안 기름 유출 사고의 심각성을 알리고 현지 한국 기업 등을 대상으로 모금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때 모은 얼마간의 돈을 의향분교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전달하기로 했다.

태안으로 자원봉사 수학여행을 가고 싶다는 e메일을 받은 아시아나항공은 이들 여행단에 항공료를 70% 할인해 주었고 포털사이트인 ‘네이버’는 무료로 버스를 지원했다. 천리포 주민들은 숙박과 식사를 무료로 지원해 주기로 했다.

안 양은 “태안에 있는 동안 열심히 기름을 닦아내 바다를 살리고 주민들의 시름을 더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다”며 “적극 협조해 준 학우들과 학교에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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