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단체장 2人이 말하는 새해 포부

  • 입력 2008년 1월 3일 06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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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와 경북의 새로운 발전을 위하여!’ 지역 출신 대통령인 이명박 정부의 출범 원년을 맞아 대구와 경북 지역 주민들 사이에는 어느 때보다 지역 발전에 대한 기대가 높은 편이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주민들의 이런 기대에 부응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 위해 더욱 많은 노력과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 광역자치단체장을 만나 새해 계획과 포부 등을 들어본다.》

■김범일 대구시장

“일자리 3만개 만들겠다”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한 해가 되도록 만들겠습니다.”

김범일(사진) 대구시장은 2일 “새해에는 그동안 다져온 성장기반을 바탕으로 지역 현안사업을 적극 추진해 시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성과를 낼 것”이라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김 시장은 특히 “올해 새 정부 출범으로 지역경제 회생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만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내건 지역 개발 공약에 대구시의 주요 시책들이 반영되고 현안사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 내기 위한 정책논리를 개발하는 데 힘을 모아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에는 자기부상열차 시범노선 선정과 로봇랜드 조성 등 대형 국책사업과 대규모 투자유치 등이 이뤄지지 않은데다 지역 유통업과 부동산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서민경제가 큰 어려움을 겪었다”며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와 경제자유구역 지정에 따른 자신감을 바탕으로 올해는 지역경제 살리기에 다함께 동참하는 분위기를 만들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새해 대구시가 추진할 역점사업으로 일자리 창출과 투자유치 등 지역경제 살리기와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준비작업 등을 꼽았다.

“서민경제 안정을 위해 일자리 창출과 중소기업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동구 신서동 혁신도시 조성, 이시아폴리스(동구 봉무동 신도시) 착공, 달서구 성서5차산업단지 착공, 컨택센터 유치 등을 통해 일자리 1만4000여 개를 만들 계획입니다. 또 교육, 의료, 보육 등 서비스분야 일자리 1만2000개도 만들 것입니다.”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준비 작업도 올해 본격 착수된다.

그는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성공을 위해 대회조직위가 대회 개최에 필요한 재정 및 시설 배치, 인력 운용 등 3개 분야에 대한 기본 계획을 마련해 국제육상경기연맹에 이달 중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는 다음 달 중 공모를 통해 대회 이념과 슬로건을 확정하고 대회 선수촌 및 미디어촌 건립을 위한 협약도 맺을 예정이다.

그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최 이전에 대구를 국제도시로 바꿔 놓기 위해 올해 인프라 구축 등 다양한 ‘도시 업그레이드’ 시책을 추진하고 육상 붐 조성을 위한 사업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지난해 12월 대구와 경북 구미 경산 영천시 일대가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돼 앞으로 투자 여건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이달 중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 개발 준비기획단을 구성해 지정 구역의 토지이용 및 광역교통, 환경보전 계획 등을 세우고 관련 부처와 협의해 세부 개발계획을 확정할 것”이라며 “시 산하에 지식경제자유도시 추진단을 신설해 관련 대형 프로젝트를 전담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인 국가과학산업단지 조성사업 추진도 구체화 된다.

그는 “2012년까지 달성군 일대 300여만 평에 국가과학산업단지를 조성해 지능형 로봇산업과 솔라산업, 지능형자동차부품 산업 등을 유치하겠다”며 “올해 이 사업에 대한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에 착수해 내년까지 청사진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그는 “동대구역세권 개발, 동남권 신국제공항 건설 등 굵직굵직한 사업들도 본격 추진할 것”이라며 “지역 전통산업인 섬유 패션산업의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하이테크 섬유소재 개발 사업에도 집중 투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 시장은 “지난해에는 ‘대운상승(大運上昇)’의 기반을 닦았지만 올해는 대구에 큰 운이 본격적으로 들어올 것”이라며 “올해를 대구가 실질적으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만들 수 있도록 시정에 대한 시민들의 참여와 성원을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김관용 경북지사

“낙동강 프로젝트 본격 시동”

“‘과거의 틀을 벗어버리고 이제 한번 해보자’는 희망의 이야기가 넘치는 분위기가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김관용(사진) 경북지사는 새해 첫날 경북 영덕의 삼사해상공원에서 ‘경북대종’을 친 뒤 포항 호미곶으로 옮겨 해맞이를 했다.

김 지사는 “차가운 동해 바람이 얼굴을 스치는 동안 ‘웅도 경북’이라는 말이 계속 떠올랐다”며 “영일만에 솟는 해를 향해 ‘희망’이라는 화살을 힘껏 쏘아 올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2일 오전 6시 반에 일어나 1시간 동안 트레드밀에서 뛰면서 새해를 시작했다. 트레드밀의 속도를 평소보다 빠르게 하고 달렸다.

아침 달리기는 몸에 밴 것이지만 이날은 기분이 달랐다. 발을 내디딜 때마다 ‘경북에 생동감이 넘쳤으면 좋겠다. 비난이나 험담 대신 칭찬하고 인정하는 풍토를 가꿨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는 것.

그가 강조하는 ‘희망’이나 ‘생동감’은 그저 덕담 수준에서 하는 게 아니다. 경북 발전을 이끄는 엔진이자 인프라(기반)라는 것이다.

그는 “한번 세게 힘을 모아 희망을 부르짖자”며 “이는 일어서자는 의욕 같은 것으로, 도민들이 마음을 열어젖히고 에너지를 모으는 분위기가 없으면 낙동강 프로젝트 같은 여러 가지 정책도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라며 반문했다.

그는 “경북이 현실을 제대로 보는 데 인색하고, 변화에도 인색하다”고 진단했다. 가난하면 가난한 그대로의 현실을 보면서 길을 찾아보려는 태도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는 경북지역에서 새 대통령이 배출된 일을 반갑게 여기면서도 또 다른 고민을 했다. 더 노력하지 않으면 오히려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것이다.

“대선 이후 다녀 보니 도민들의 기대가 엄청 높아요. ‘한(恨)을 풀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하지만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대통령이 나온 지역이라고 해서 무슨 특혜 같은 것을 기대해서도 안 되고 할 수도 없지요. 노력을 배가하지 않으면 되레 뒤처질 수 있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대통령을 배출한 경북이라 일하는 것도 역시 다르다’는 평가를 다른 지역에서 들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그는 막연한 낙관적 태도를 경계하고 대신 새로운 위기의식이 필요하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희망의 노래’도 이 같은 위기의식 속에서 나와야 공허하지 않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경북이 새로워지는 데 우선 공무원의 역할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어려운 시험을 거쳐 공직에 들어온 ‘선택된 집단’이면서도 그동안 구체적인 목표 의식 없이 막연하게 ‘국민의 공복’ 식으로 불려 능력을 발휘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이제 공무원이 뭘 해야 할지 어느 정도 분명해졌어요. 이전에 비해 상당히 피곤하겠지만 새로운 기획을 하고 아이디어를 일상적으로 짜내며 일하는 방식에 빨리 적응해야 합니다. 기업 활동도 절대로 남의 일처럼 바라봐선 안 되죠. 기업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는 겁니다.”

그는 이달부터 경북도가 추진하는 굵직굵직한 정책이 착착 진행되도록 특별팀(테스크포스)을 구성해 ‘송곳으로 찌르듯’ 밀고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경북도가 추진할 주요 정책은 △동해안 해양개발 및 에너지단지 △신라, 가야, 유교문화권의 르네상스(부활) △북부지역의 생물 및 농업 바이오산업 벨트 △낙동강 및 백두대간 프로젝트 등이다.

김 지사는 도내 23개 시군에 대해서도 “‘여기까지는 우리 땅’ 식의 좁은 시야를 털어버리고 기능별, 산업별로 타 지역과 적극 협력하는 개방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업은 이미 영토 개념이 없이 국내외에서 기업 활동을 하는 현실을 직시하며 조직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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