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차곡차곡 봉사 마일리지…돈 주고도 못사는 기쁨”

  • 입력 2007년 10월 18일 06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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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통장에 이자가 늘어나는 것보다 더 좋은 것 같아요. ‘자원봉사 마일리지통장’에 실적이 쌓인 것을 보면 가슴이 뿌듯해지죠. 현장에서 만나는 자원봉사자들에게 이 통장을 보여 주며 ‘하나 마련하라’고 권합니다.”

주부 손옥자(54) 씨는 지난해부터 대구시가 시행 중인 자원봉사 마일리지제에 참여한 뒤 어려운 이웃을 찾아다니며 사랑을 실천하는 게 ‘취미’가 됐다.

그는 “자녀들과 함께 학생봉사 활동에 참가한 것이 계기가 돼 자원봉사에 눈을 떴는데 지난해 자원봉사 마일리지통장을 손에 쥐고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 이제는 좋아하는 여행도 다닐 틈이 없다”고 말했다.

9월 말 현재 대구시 자원봉사 마일리지통장 최고 기록(자원봉사 참여 6322시간)을 올린 그는 “봉사를 통해 얻는 기쁨과 즐거움은 돈 주고도 살 수 없다”며 환하게 웃었다.

대구시가 지난해 8월부터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시행하고 있는 자원봉사 마일리지제가 시민들의 참여와 호응으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 제도는 10시간 이상 봉사활동을 한 시민에게 자원봉사 마일리지통장을 만들어 줘 실적을 적립해 주고 이 통장 가입자 우대점포(가맹점)를 이용할 때 상품 금액의 5∼30%를 할인 받을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한다.

17일 대구시에 따르면 제도 시행 1년여 만인 9월 말 현재 자원봉사 마일리지통장 발급은 2만8549건으로 매달 평균 1500∼2000여 명이 새로 가입하고 있다.

이로 인해 대구시 자원봉사 등록자도 지난해 6만8000여 명에서 올해 9월 말 현재 16만8000여 명으로 늘어나는 등 이 제도가 지역 자원봉사 활성화에도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

대구시는 자원봉사 마일리지통장 가입자가 늘어남에 따라 가입자 우대 가맹점을 지난해 33곳에서 올해 113곳으로 늘렸다.

또 내년에는 가맹점을 300여 곳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가맹점인 대구 중구 A식당 주인 신모(43) 씨는 “좋은 일을 하시는 분들을 도와 줄 수 있고 업소 홍보도 될 것 같아 가입했는데 손님이 늘고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이 제도 시행과 관련해 지난해 13개 자원봉사 기관 단체와 16개 기업 등으로 자원봉사협의체를 구성한 데 이어 올해 지역 40개 기관 단체와 ‘자원봉사 SOS지원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자원봉사 민관 협력 네트워크를 마련했다.

대구시 이재경 시민봉사과장은 “지역 자원봉사 활성화를 위해 봉사활동 참여자에게 희생과 보람만 강요하기보다는 사회적으로 인정하고 보상하는 새로운 개념의 인센티브 시책으로 이 제도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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